단기적·한시적 조치…근본처방은 ‘7할’ 민간건설시장 살리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건설산업의 위기 경보음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위기 극복을 위한 프로그램들이 동시다발적으로 가동되고 있다.

그러나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는 데는 다소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그 효과가 단기적이면서도 한시적인 탓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결국, 근본적인 처방은 정부의 확장적 재정에 따른 공공건설시장의 역할에 더해 국내 건설시장의 7할을 차지하고 있는 민간건설시장을 살려야 한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린다.

26일 업계와 정부 등에 따르면 코로나19 위기 극복 프로그램이 정부와 공공기관은 물론 민간에 걸쳐 분주하게 운영되고 있다.

정부는 공공계약절차 완화, 발주기관은 재정 조기집행과 공사비 지급기간 단축, 민간은 보증기관의 특별융자 등이 대표적이다.

공공계약절차 완화를 위한 정부의 제도적 기반 마련작업은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고, 발주기관의 공공공사 집행에도 서서히 시동이 걸리고 있다.

민간의 특별융자 등에는 건설사 수요가 몰리면서 유동성 공급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이들 코로나19 위기 극복 프로그램들은 사실상 일몰제 성격의 지원방안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짧게는 올해 상반기, 길어봐야 올 연말이면 수명이 다하기 때문이다.

연말까지는 근근이 버틸 수 있을지 몰라도 지원방안이 끊기는 순간 언제 위기에 맞닥뜨리게 될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건설산업 위기의 돌파구를 건설시장에서 가장 파이가 큰 민간부문에서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국내 건설시장에서 민간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70% 수준에 이른다. 이 때문에 재정 역할 확대를 통해 공공부문을 아무리 늘려도 민간건설시장을 대체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하지만, 현재 민간건설시장에는 먹구름이 가득하기만 하다.

집값 안정을 명분으로 한 끊임 없는 규제는 재건축·재개발 등 주택시장을 여전히 옥죄고 있고,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전반적인 경기 침체는 건축을 중심으로 한 민간부문 건설투자를 억누르고 있다.

실제 민간부문 건설투자의 선행지표인 주거용 건축의 인허가 실적은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고, 신규 분양과 계약 지연도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이 때문에 공모형 인프라 펀드와 노후 인프라에 대한 민간투자사업 활성화 등을 통해 민간자본이 건설시장으로 흘러들어올 수 있는 길을 터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지원방안들이 속속 현장에서 실행되면서 당장은 버텨내고 있다”면서도 “국내 건설시장의 절반을 훌쩍 웃도는 민간건설시장이 살아나지 않으면 건설산업이 위기에서 탈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경남기자 knp@

〈건설을 보는 눈 경제를 읽는 힘 건설경제-2020.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