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산연, 해외사업 이슈와 대응 보고서

입국제한 탓 인력파견ㆍ현장 축소

불가항력 여부 놓고 분쟁 우려도



해외건설업체 10곳 중 9곳가량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해외사업에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원장 이상호)은 28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해외건설 이슈와 대응’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확산이 현재 해외에서 수행 중인 사업은 물론 착공 예정 사업, 수주 영업 등에 걸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해외건설사업을 수행 중인 종합건설업체와 설계·CM(건설사업관리)·엔지니어링 업체 25곳을 대상으로 인터뷰와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업체의 88%가 코로나19로 해외사업에 심각 또는 매우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해외건설사업에 대한 부정적 영향으로는 ‘입국 제한 등으로 인한 아국인력 파견 어려움’이 29%로 가장 많았고, ‘발주국의 행정조치에 따른 현장의 축소 운영(21%)’, ‘현지 국가의 봉쇄 조치에 따른 현장 폐쇄(21%)’ 등이 뒤를 이었다.

또한, 조사 대상 기업들은 계약조건상 대유행 전염병의 불가항력 조항 포함 여부를 매우 민감한 사안으로 꼽았다.

응답업체의 60%가 불가항력 조항은 ‘발주처와 협의가 필요한 사항’이라고 답했는데, 계약조건에 전염병 대유행이 불가항력 조항에 반영돼 있다는 응답은 24%에 그쳤다.

발주처와 코로나19에 따른 계약변경 협의 과정에서 ‘공기 연장에 따른 간접비 증가’, ‘입국 제한 등으로 인한 공기 연장’, ‘현장 폐쇄 및 축소 운영에 따른 공기 연장’ 등도 주요 문제점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건산연은 정부와 기업 차원에서 대응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가장 필요한 지원방안으로는 ‘아국인력의 입국 제한 조치 완화 및 해제 노력 지속’이 35%로 가장 많았고, ‘공기 연장에 따른 계약 분쟁 발생 시 법률 자문(27%)’, ‘국내 기업의 해외공사 코로나19 대상 사례 공유(18%)’, ‘정부 차원의 방역용품 지원을 통한 국가 이미지 제고(15%)’ 등의 순이었다.

손태홍 건산연 연구위원은 “사업 수행주체인 기업도 대응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며 “정부는 코로나19 팬데믹 대응 가이드라인 수립, 입국제한 등의 조치 완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 강화, 계약 클레임 법률자문 지원, 해외 진출기업의 코로나19 대응사례 공유, 코로나19 종식 이후 시장 진출전략 수립·시행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경남기자 knp@

〈건설을 보는 눈 경제를 읽는 힘 건설경제-2020.0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