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산연, 등록기준 상향조정 제언 


   /전문건설 시공능력 검증도 시급

　건설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종합건설사 숫자를 절반으로 줄여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부채비율, 영업이익률을 고려한 적정 종합건설사 수는 현재의 절반인 6000개사이며 생산체계의 또다른 축인 전문건설업체도 철저한 시공능력 검증을 통해 동시에 구조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12일 개최한 ‘차기정부의 건설·주택 정책과제 세미나’를 통해 이 같이 제언했다.

　건산연은 ‘아무나 건설업을 하고 입찰에 참여하는 시대, 헐값에 수주받아 적당히 시공하는 시대’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설업 등록기준을 강화하고 부실업체를 과감히 퇴출하는 동시에 입찰제도의 변별력도 높여 스크리닝 기능을 복원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건산연이 건설업계의 부채비율, 영업이익률 등을 토대로 분석한 적정 수는 6000개 내외로 5월 말 현재 종합건설사(1만1455개)의 절반 수준에 머물기 때문이다.

　최민수 건설정책연구실장은 “1999년 건설업 면허제가 등록제로 바뀌고 2000년 10억 미만 공사입찰의 시공경험평가 배제와 공제조합 가입 임의화가 단행되는 등 진입규제가 풀리면서 전체 건설사의 30%가 무실적업체이고 기술자 등록요건을 간신히 채운 종합건설사가 70% 이상인 공급과잉 시장이 형성됐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전문건설업계도 기계화된 공종은 해당공종에 적합한 기계, 장비, 기술인력 보유 여부를 철저히 검증하는 방식으로 수술하고 노무하도급 공종은 직접시공이 가능한 기능공 중심의 시공조직 구축 여부를 가려 실제 시공능력을 갖춘 견실한 업체 위주로 재편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이런 제언의 이면에는 건설경기의 장기침체와 최근 대두된 건설산업 성장한계론이 자리한다. 국가총생산(GDP) 대비 건설투자 비중이 1997년 24.6%에서 2010년 14.9%로 급감하는 등 정부, 지자체의 악화된 재정사정상 2009년(25조5000억원)을 정점으로 급감한 SOC예산의 회복 가능성은 희박하다. 인구감소, 높은 주택보급률, 도시화속도 둔화, 글로벌 금융위기와 최소운영수입보장 폐지, 보조금 축소 등으로 특징지워지는 재정방어적 정부 민간투자정책기조까지 고려하면 주택, 민자 SOC 등의 민간건설 회생길도 막막하긴 마찬가지다.

　건산연은 특히 평균 206대1의 과도한 입찰경쟁률을 낮추기 위한 계약이행능력 중심의 입찰제도 수술도 병행하는 동시에 업체간 정보비대칭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건설산업 관련 종합정보센터 신설을 통한 건설업 관련 정보의 일원화도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나아가 소관부처·부서별로 장막처럼 둘러친 특정업종과 업역보호책도 범정부 차원에서 일괄적으로 정리해 업역분절로 인한 건설사업 비효율과 발주기관 재량권 축소 등의 부작용을 해소할 것을 주문했다. 이를 위해 복잡다기한 건설업 관련법령을 통폐합해 ‘건설산업통합법’을 제정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제안이다.

　이날 차기정부의 주택정책 과제를 발표한 두성규 건설경제연구실장은 현 정부의 주택시장 관련 대책들이 국민들의 주택정책에 대한 불신과 회의적 시각을 확산하는 등 ‘낙제점’으로 평가되는 현실을 지적하며 단기적 대책에 함몰되기보다 정책신뢰와 시장경제 원리에 근거한 장기적 정책방향을 정립할 것을 주문했다.

　두 실장은 “부동산시장 과열기에 도입된 규제 중심의 정책기조를 분명하게 벗어던지지 못했던 정부의 우유부단함이 서민과 중산층의 생활을 더 고단하게 만들었다”며 “정책의 신뢰회복과 주택시장의 새 질서 구축을 위한 장기적 관점의 정책 패러다임 전환이 시급하며 주된 방향성은 중산층과 서민에게 신뢰와 감동을 주는 정책, 정치적 이해관계에 매몰되지 않고 소통하고 조화되는 정책이어야 한다”고 진단했다.



〈앞선생각 앞선신문 건설경제-2012.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