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ㆍ금융위기 당시 ‘효자노릇’

2016~2017년 성장 기여율 50%대

文정부 들어 투자 급격하게 감소

성장률 하락에 결정적 영향 분석

올 1분기에는 GDP 기여도 ‘0%’

SOC 예산 확대ㆍ민자 활성화 시급

 

1분기 경제성장률이 금융위기 때 수준인 마이너스로 추락하자 그 원인 중 하나로 성장률 기여도가 높은 건설투자를 외면한 결과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건설투자는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등 한국경제가 깊은 수렁에 빠졌을 때마다 효자 노릇을 해왔다. SOC 예산 확대와 함께 민자사업 조기 착공, 기업 대규모 투자 활성화에 대한 요구도 거세지고 있다.

28일 관계부처와 연구기관에 따르면 건설투자를 급격하게 줄인 것이 성장률 하락 폭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올해 1분기 국내 경제성장률 역성장(-0.3%)의 가장 큰 원인은 수출과 투자 감소 때문이다. 특히 설비투자(-10.8%)가 1998년 1분기(-24.8%) 이후 가장 부진했다. 건설투자는 -0.1%를 기록했다. 설비투자보다는 감소 폭이 작지만, 작년 1분기와 비교하면 7.4%나 감소했다.

1분기 건설투자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12년(-4.0%) 이후 7년 만이다. 1분기 건설투자는 지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4∼7%대로 고성장을 유지하면서 경제성장에 기여해왔다. 그런데 이런 버팀목이 사라진 것이다.

건설투자의 국내 경제성장 기여율은 2016년 51.7%, 2017년 상반기 50.5%를 기록하며 성장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SOC 예산을 지속적으로 줄이면서 건설투자의 국내총생산 기여도는 지속 하락하고 있다. 2018년 1분기에 성장의 7.1%를 차지하는 데 그쳤고, 2분기에는 기여율이 -3.4%로 급락해 경제성장세 둔화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올해 1분기 건설투자의 국내총생산 기여도는 0%를 기록했다.

특히 작년에는 건설투자가 -4%를 기록한 것이 경제성장률을 0.7%포인트 떨어지게 한 원인이 됐다고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분석했다.

이에 따라 SOC 예산 확대와 민간투자사업 활성화가 더욱 절실해진 상황이다.

건산연은 최근 동향브리핑에서 “건설투자가 성장률 기여도와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점을 생각한다면 주택시장이 위축됐을 때 공공부문에서 그동안 축소해온 인프라 투자를 적극적으로 확대해 완충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추경에서 SOC 분야에 약 7000억원이 편성됐지만, 이를 더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정부 재정투자와 함께 민자사업 조기 착공에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가 지난 1월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24조원 규모의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사업을 추진했지만, 발주ㆍ착공까지 이어지기에는 1∼2년의 준비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연내 앞당겨 착공하기로 한 12조6000억원 규모의 11개 민자사업 속도를 높여 급격히 줄어든 건설투자 공백을 메워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업투자 활성화도 절실하다. 현대차그룹의 GBC 건립사업 등의 착공을 앞당길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시장에서는 추가적인 재정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가 6조7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편성했지만, 추락하는 경제성장률을 감안하면 규모가 작다는 것이다. 이를 10조원 이상으로 확대 편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상준기자 newspia@

〈건설을 보는 눈 경제를 읽는 힘 건설경제-2019.0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