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공간연구원 보고서 눈길


  
 
   
건축공간연구원이 제안한 개방형 발코니 인센티브 방안. 현행 법은 발코니 폭 최대 1.5m(보라색 공간)까지 바닥면적 산입에서 제외하고 있다. 개방형 발코니로 설치할 경우 1m(빨간색 공간)를 늘려 최대 2.5m까지 바닥면적에 구애받지 않고 설치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줄 것을 제안했다. /건축공간연구원 제공. 

 



　국내서는 발코니 확장 보편화

　개방감 높이고, 감염병 예방 위해

　최대 2.5ｍ 바닥면적 산입 제외 등

　각종 인센티브로 新설계 유도 제안



코로나19로 외부 활동이 어려워지며 주거 공간에서 개방감을 느낄 수 있는 ‘개방형 발코니’가 주목받는 가운데 개방형 발코니 활성책이 필요하다는 연구가 나왔다. 발코니 확장이 보편화한 국내 실정을 고려해 발코니 설치 시 바닥면적 산입에서 제외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5일 건축공간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포스트 코로나에 대응한 주거용 건축물 개방형 발코니 조성 방안’(조상규 외 3인) 보고서는 주거용 건축물에 한해 발코니 설치 기준에 적합한 경우 별도의 바닥면적 산정 기준을 마련하는 ‘건축법 시행령’ 개정안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발코니를 설치하면 별도 바닥면적 산정 기준을 적용하도록 건축법 시행령 개정을 제안했다. 기존 발코니의 일부를 비확장하고 개방형 발코니를 설치하면 바닥면적 산입에서 제외하는 방식이다.

아울러 이 같은 유인책을 적용할 수 있는 개방형 발코니 설치기준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발코니의 길이는 국민주택 규모의 거실, 침실 등의 일반적 길이인 5m를 기준으로 삼고, 발코니 유효 폭을 고려해 돌출 폭을 1m까지 허용할 것을 제안했다. 발코니가 개방성을 갖도록 둘레 길이의 40% 이상은 개방된 형태로 설치하고, 벽ㆍ창호 등으로 폐쇄되지 않는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이어 실내 공간으로 개조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수직 연속 설치를 제한하고, 불법 증축에 따른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는 등 철저한 관리ㆍ감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현재 국내 공동주택에서 발코니가 제 기능대로 쓰이지 못하고, 부족한 내부 공간을 채우고자 개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발코니는 단열, 수납, 피난 등의 기능을 제공하며 전망, 휴식 공간으로도 활용된다.

2005년 건축법이 개정되며 주택에 설치하면 필요에 따라 거실, 침실 등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이어 2010년부터 발코니 면적 극대화가 본격화하고, 비확장 세대 평면 구성이 더욱 열악해졌다.

보고서는 규제적 접근 방식으로는 개방형 발코니의 활용도를 높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건축물 심의기준을 통해 개방형 발코니 설치를 유도하지만, 심의기준을 인정받아 확장 발코니를 최대한 확보하려는 목적으로 쓰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내 공간으로 확장할 수 없는 개방형 발코니의 경우, 실내면적이 줄어들기 때문에 시장에서 수용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실제 해외에서는 발코니를 옥외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 규정을 운용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기준에 맞는 발코니를 설치할 경우 바닥면적의 최대 7%까지 허용용적률을 초과할 수 있도록 했다. 일본과 독일은 발코니 면적을 바닥 면적에서 제외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한편, 지난해 해외에서 코로나19로 집에 갇힌 사람들이 발코니에 나와 합창을 하고 춤을 추는 영상이 화제가 되며 국내에서도 발코니를 옥외 공간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맞아 단순히 내부 공간을 넓히기 보다 더 살기 좋은 주거공간이 필요하다는 담론이 형성됐다.

 

이하은기자 haeunlee@

〈ⓒ e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2021.0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