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종합사 36곳이나 문 닫아…전년 대비 71%, 전월보단 2배 ‘↑’

공사비ㆍ제도 등 면역력 약화 속 코로나 장기화로 결정적 ‘데미지’

경제 기여도 고려, 지원정책 시급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건설업의 줄폐업 공포가 커지고 있다. 항공·여행·관광업 등이 이미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아 벼랑 끝으로 내몰린 가운데 기업의 존폐 위기감이 건설업으로 빠르게 전이되는 분위기이다. 서민경제와 직결되는 건설업이 무너지면 경제성장률의 마이너스 추락과 실업 대란이 가속화할 수 있는 만큼 건설업의 도미노식 도산을 막을 장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지난달 폐업 신고한 종합건설사는 총 36곳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월(21개)에 비해 무려 71.4% 증가한 것으로, 3월 기준으로는 지난 2012년(39개) 이후 8년 만에 최고치다.

올 들어 종합건설업체의 폐업 신고는 1월 29개를 기록한 후 2월(14개) 들어 절반 정도 줄어들었다가 3월에 30개를 웃돌며 2배 이상의 증가세로 돌아섰다. 코로나19가 무서운 속도로 퍼진 직후 폐업 신고한 종합건설사 수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1분기 누적으로도 올해 폐업 신고한 종합건설사는 총 79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65개)보다 21.5% 늘어나며 2016년 1분기(81개) 이후 4년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을 기록했다.

올 들어 폐업 신고 종합건설사의 급증은 건설업 전반에 불안한 시그널로 다가오고 있다. 가뜩이나 박한 공사비와 공사기간 연장 간접비 미지급 등으로 건설업체의 면역력이 떨어진 가운데 ‘간이 종합심사 낙찰제’ 등 건설업의 체질 개선을 위한 입찰제도의 실험도 일부 사업에서 낙찰률이 되레 하락하며 약발이 먹히지 않는 상황이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건설업에 강력한 펀치를 날린 격이다. 시장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단기간 내 사그라지지 않을 경우 폐업 신고 종합건설업체 수는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폐업까진 아니더라도 건설시장 곳곳에서 자금 사정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는 것도 건설업의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대목이다. 정부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설업체 지원을 위해 건설공제조합과 전문건설공제조합 등을 통해 특별융자 등의 지원에 나섰는데, 특별융자에 들어간 지 15일 만에 1500억원에 가까운 자금 수요가 몰렸다.

소규모 건설업체들이 특별융자를 받아 임금 지급, 장비·자재대금 지급, 사무실 운영 등 실질경비로 사용했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영세한 건설업체를 중심으로 자금 압박이 그만큼 심화되고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건설업의 줄폐업을 막을 지원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건설업체들이 줄줄이 도산하게 되면 한국경제의 역성장과 실업 대란이 불가피한 만큼 선제적인 대응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 들어 폐업 신고한 건설업체 수가 늘어나고, 건설업체의 자금 사정이 악화되고 있다는 건 눈에 보이는 팩트”라며 “한국경제가 코로나19 위기를 이겨내기 위해선 건설업에 대한 안전판 설치가 필수”라고 말했다.



박경남기자 knp@

〈건설을 보는 눈 경제를 읽는 힘 건설경제-2020.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