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의료 기술과 운영 노하우에 대한 해외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디지털병원 건설산업이 새 수출산업으로 뜨고 있다. 이에 삼성 SK 등 대형그룹 계열 건설사들이 디지털병원과 같은 헬스케어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해가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앞으로 중동에서만 38조원 가까운 디지털병원 신규 수요가 예상되고 있다. 

신지원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중동 등지에서 발주된 병원 신축비용은 500병상 기준으로 1500억원 수준”이라며 “한국 인구구조 당 병원수 분포를 준용하면 중동에서 요구하는 상급 종합병원은 285개이고 시장규모는 37조8000억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 인구 1000명당 병상 수가 12.3개인 반해 남미와 중동은 2개에 불과하다”면서 “중동 중남미 중앙아시아는 한국과 의료비 지출 수준이 유사하면서도 의료시설 현대화 수요가 높다는 점에서 병상수 증가가 예상되는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과거 한국 의료산업에 대한 인식은 태국, 싱가포르 등 인근 국가에 비해 낮았다. 그러나 한국 의료 기술, 서비스, 운영 노하우에 대한 국제적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한국 병원 및 기업에 대한 협력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최기형 코트라 의료바이오팀 팀장은 “막대한 국부에 비해 의료기술이 부족한 중동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의료 분야에 대한 지출이 확대되고 있다”면서 “한국 의료기술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한국 병원이나, 병원을 설립 운영해줄 수 있는 컨소시엄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코트라는 지난 16일 중동 러시아 베트남 등 해외 발주처 9개사를 불러 국내 최초의 병원 수출 상담회를 열기도 했다. 

수출시장 잠재력이 큰 디지털병원 수출 패키지 중에서 주도권을 건설사가 쥐고 있다는 평가다. 디지털병원 수출을 위한 설계 및 공사에서부터 자금 조달, 의료장비 구매가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관련 시장 성장에 따라 디벨로퍼 역량을 보유한 건설사들의 수혜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이에 삼성그룹은 삼성물산 삼성서울병원 삼성메디슨 삼성SDS 등 4곳이 디지털병원 수출을 위한 역할을 분담하는 등 계열사별 가치체인을 구성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9월 제주헬스케어타운 사업시행사인 제주국제자유도시센터(JDC)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SK건설은 세브란스와 지난 8월말 병원 정보통신(IT) 솔루션 및 병원경영 노하우 등을 수출하는 디지털병원 사업 추진을 위해 ’디지털병원사업 파트너십 협약’을 체결했다. SK건설과 세브란스는 디지털병원사업과 관련한 기술지원, 정보 공유 등에 협조하는 한편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사업 추진방향과 역할 분담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앞선생각 앞선신문 건설경제-2011.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