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관리공사(캠코)의 ‘저축은행 부실 프로젝트파이낸싱(PF)사업장 정상화사업’이 출발부터 쓴맛을 봤다. 캠코-민간 공동 개발을 위해 첫 민간사업자를 공모한 결과 사업장의 3분의 1만 유효 입찰이 성립되는 등 저조한 성과를 거뒀기 때문이다. 

5일 캠코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2일 레인트리 민간주주사 28곳을 대상으로 부실사업장 정상화 사업제안서 공모를 마감한 결과 1차 입찰 대상인 31곳 중 10개 사업장에 2개 이상의 업체가 신청, 유효 입찰이 성립됐다. 레인트리는 캠코의 부실PF사업장 정상화 업무를 지원하기 위해 설립한 프로젝트관리회사(PMC). 건설사, 금융사, 개발회사 등 28곳이 각 1억원을 출자해 주주로 참여했다. 민간 주주사들은 사업장인수 입찰에 참여할 적격업체 지위를 얻었다. 

캠코와 레인트리는 유효 입찰된 10개 사업장에 대해 심사를 거쳐 오는 7일 우선협상자를 발표한 뒤 캠코와 공동개발 약정서를 체결하고 내년 3월쯤 사업장별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들 1차 사업장은 캠코가 보유한 전체 300개 저축은행 부실사업장 중 민간 주주들이 미리 살펴보고 선호도가 높은 곳만 골라 처음으로 입찰에 부친 사업장이다. 때문에 최소 20곳 이상은 주인을 찾을 것으로 기대됐으나 뚜껑을 연 결과 10곳만이 주주들에 낙점된 것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번 흥행 실패에 대해 　캠코가 부동산 개발시장 상황을 지나치게 안일하게 봤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민간 주주사 관계자는 “인허가는 둘째치고 토지확보를 절반도 못한 땅이 대부분”이라며 “토지확보가 안돼 위험도가 큰데다 사업성도 없어 주주들의 외면을 받았다”고 말했다. 　 

1차 입찰에서 쓴맛을 본 캠코로선 앞으로 상황이 어렵게 됐다. 당초 300개 중 100개 정도 사업장이 1년내 정상화되는 게 무난하다고 큰소리쳤으나 물거품이 될 공산이 커졌다. 2차,3차 매각 사업장은 1차 사업장에 비해 질이 떨어지는 곳이 더 많아 입찰 열기는 계속 시들해질 전망이다. 

캠코는 이번에 유찰된 21개 사업장을 포함해 나머지 사업장도 순차적으로 공모를 통해 투자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건설사들은 분위기 반전을 위해 캠코가 신용 보강을 강화하는 식으로 적극적인 자세로 전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건설사 관계자는 “캠코가 50%이상 채권을 출자 전환한다지만 입찰 참여자에 여러 리스크를 많이 주는 형태”라면서 “지금과 같은 경기 침체상태에서 부실화된 사업장을 개발하려면 캠코가 채권금액을 크게 낮추던가 ’책임 분양’을 해주는 형태로 주주사에 양보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선생각 앞선신문 건설경제-2011.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