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분토 현장 성토 금지법’ 시행…생산원가 30% 증가 
업계 “법대로는 회사운영 못한다…불법할 수밖에”

  뚜렷한 대책없어, 법 재개정 때까진 공급차질 불가피
다음달 1일부터 석분토의 채취현장 되메우기가 금지됨에 따라 산림골재 생산에 차질이 발생하고 골재수급에도 심각한 타격이 예상된다.골재업계와 산림청 등에 따르면 석분토를 산지복구용 성토재로 사용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산지관리법’ 개정법률이 오는 12월 1일부터 시행된다.  원석을 쇄석기에 투입해 골재를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석분토는 폐기물로 지정돼 처리절차가 까다롭고 비용도 많이 들어 과거 산림골재 공급 확대의 저해 요인으로 지목됐다. 2004년 이후 골재파동과 업계의 규제완화 요구가 잇따르자 환경부가 지난 2006년 사업장폐기물인 석분토를 해당 석산에 한정해 복구용으로 쓸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 현재 석산 복구 성토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4월 개정된 산지관리법은 산지를 복구할 때 토석으로 성토한 후 수목의 생육에 적합하도록 흙으로 표면을 덮도록 규정했다. 이때 폐기물관리법에서 정한 폐기물은 성토용 토석으로 사용할 수 없도록 했다. 위반할 경우 3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하도록 했다. 따라서 폐기물관리법에 폐기물로 규정된 석분토는 오는 12월부터 해당 석산 복구용으로 사용이 원천 봉쇄된다. 산림골재업계는 석분토를 복구용 성토재로 활용하지 못할 경우 골재 판매단가가 25%가량 인상될 것으로 분석했다. 부순모래 200㎥를 생산할 때 평균 24t 덤프 1대분의 석분토가 발생하는데, 지정폐기물업체를 통해 정상 처리하면 대당 42만원가량이 든다. 부순모래 판매가격을 ㎥당 8000원(상차도 기준)으로 가정할 때 160만원어치(200㎥)의 모래를 판매하면서 석분토 처리비용으로 42만원을 지불해야 하는 셈이다. ㎥당 2000원(25%)의 판매가 인상요인이 발생하고, 생산원가로 따지면 30% 이상이다.

 골재업계는 가격을 25% 인상하면 바닷모래 등과의 경쟁에서 밀려 부순모래를 판매할 수 없게 되고, 그렇다고 생산업체가 이를 감수할 수도 없는 형편이라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석분토를 법 규정에 맞게 정상 처리하면 회사운영이 어려워 골재를 생산할 수 없게 된다”면서 “결국 적발 시 처벌을 감수하고서라도 대당 처리비용이 12만원 정도인 불법처리업체에 맡길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이 관계자는 “정부가 법을 잘못 개정해 불법을 조장한 꼴”이라며 “산림청과 국회가 법률 재개정에 신속히 나서지 않으면 수도권 등 산림골재 의존도가 높은 지역은 심각한 골재공급 차질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산림골재는 하천ㆍ바다ㆍ육상 등 허가 골재원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자갈은 95% 이상을 산림에서 공급하고 있다. 

<산림골재 ‘생산대란 ’ 왜 발생하나>

 산지관리법 개정과정서 산림청 무지가 화 불러

 산림골재 ‘생산대란’이 발생하게 된 것은 산림청과 국회가 개정 법률이 산림골재 생산에 미칠 영향을 몰랐기 때문이다. 법 개정 당시 골재업계는 ‘성토용 토석에 석분토 포함’ 명시를 건의했고, 산림청은 “석분토는 (이미) 토석에 포함되므로 별도의 규정(법에 명시할)이 필요없다”는 입장이었다. 즉 산림청은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때까지 ‘석분토가 폐기물관리법에서 폐기물로 분류돼 있는 것을 모른 채 법이 개정돼도 토석인 석분토는 복구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개정안 통과 후 낭패를 당한 골재업계의 지적으로 뒤늦게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한 산림청은 하위법령을 개정하면서 산지관리법 시행규칙 별표에 석분토를 해당 사업지 복구용 토석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아 현재 법체처 심사 중이다. 그러나 모법에서 명확하게 사용을 금지시킨 폐기물(석분토)을 하위법령인 시행규칙에서 허용하는 것은 편법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법제처 양동훈 사무관은 “아직 결론을 내리진 않았지만 모법이 금지시킨 내용을 시행규칙에 담을 수 없는 것은 기본”이라며 “석분토가 폐기물이냐, 아니냐가 관건인데 산림청이 환경부로부터 석분토가 폐기물이 아니라는 유권해석을 받아오면 검토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환경부 윤현식 사무관은 “석분토가 폐기물로 분류된 지 20년이 넘었는데 이제와서 석분토를 폐기물에서 제외하기는 불가능하다”면서 “산림청으로부터 유권해석에 대한 아무런 요청을 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산림청의 요청이 있더라도 현행 폐기물관립법을 개정하기 전에는 어렵고, 개정할 생각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산지관리법을 재개정하는 수밖에 없는데 법 개정에는 6개월~1년 이상이 소요돼 재개정 때까지 공백기 발생이 불가피하게 됐다. 산림청은 공백기에는 유권해석을 통해 지금과 같이 해당 석산 성토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나 법률에 사용하지 못하도록 명시돼 있어 유권해석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에 대해 산림청 정철호 사무관은 “시행규칙 개정과는 별도로 법률 재개정안을 마련, 현재 심사중”이라며 “법제처와 환경부의 입장이 그렇다면 법이 재개정되기 전까지는 특별한 해법이나 대책이 없다”고 실토했다.결과적으로 산림청의 무지가 골재 생산을 하고 싶어도 못하는 ‘생산대란’과 ‘업체의 불법을 유도’하는 상황을 만든 것이다.



<div align=right> - 건설경제신문(10.11.23) -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