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심사업을 매각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에 고삐를 죄는 건설사가 다시 늘고 있다. 연내 만기 도래하는 은행권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이 7조원에 달하는데도 8·29대책 이후 부동산시장이 나아질 기미가 없자 차입금 축소와 현금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동부건설은 내년 1월1일을 분할 기일로 물류사업을 물적 분할하기로 했다고 지난 8일 공시했다. 항만하역과 택배, 고속버스업을 영위하는 물류사업은 3년째 적자를 내는 등 동부건설의 대표적 저수익 사업부로 꼽혀왔다. 

물적 분할에 따라 부채비율은 분할 전 236%에서 분할 이후 180%로 하락한다. 관련 채무도 이전돼 차입금이 2000억원 감소한다. 여기에다 동부건설은 본사 사옥을 계열사인 동부화재에 매각키로 했다. 이번 매각으로 360억원 현금이 들어오고, 159억원 매각이익이 발생한다. 백재욱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물적 분할과 부동산 매각 등의 재무구조 개선활동은 기업가치 제고 측면에서 잘한 일”이라고 말했다.효성은 그룹 내 실적이 부진한 중복 건설사 청산 작업에 들어갔다. 효성은 지난 5일 효성건설을 청산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효성건설은 2008년 39억원, 지난해 115억원의 순손실을 내는 등 실적 부진에 시달려왔다. 총 자산은 1150억원가량으로, 부채가 1263억원이어서 자본잠식 상태다. 이 회사 지분 50%를 가진 효성그룹은 효성 내에 건설사업부문(PU)이 있고, 2008년 인수한 진흥기업도 있어 이번에 계열사간 중복사업 해소 차원에서 청산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동양건설산업은 동양고속산업 주식 283만주, 디앤티토요타 주식 115만주를 계열사인 동양고속운수에 200억원에 매각했다고 9월 말 밝혔다. 회사는 계열사간 관련사업 집중화를 통한 시너지 창출과 자금확보를 통한 건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앤티토요타는 토요타 차량판매회사며, 동양고속산업은 자동차 매매회사다. 

앞서 대림산업은 지난달 17일 계열사 대림I&S 유상감자에 참여, 자신의 지분(12.55%)을 소각하고 45억원을 회수했다.이처럼 기업들이 실탄 확보에 나서는 것은 연말에 만기도래 PF대출 채무가 집중되는 데 비해 건설경기 침체로 영업실적은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아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4분기 만기 도래하는 은행권 PF대출은 6조9000억원으로 전체 PF대출(44조9000억원)의 15.4%에 이른다. 때문에 올해 연말이 건설업 고비란 말도 나온다. 채권금융기관은 유동성 문제가 제기된 건설사에 대해 상시 구조조정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영업쪽에선 현금 창출이 안되므로 자체 실탄을 확보해 올해를 잘 넘기고 내년 업황 회복을 기다리겠다는 건설사가 적잖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div align=right> - 건설경제신문(10.10.13) -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