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 후 미착공 등 분양지연 사업장 서울에만 30여곳에 달해 


　3만 가구 이상 ‘전세 난민’ 양산…업계는 금융부담에 몸살
지지부진한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이 최근 심화되고 있는 서울지역 전세난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착공 및 일반분양이 지연되면서 주택수급의 불균형을 초래하고 부동산경기 침체와 맞물려 전세수요만 부풀려 놓은 것이다.또 해당 사업장은 도심 속 폐허로 전락하고 있고, 이주·보상비 지급에 따른 건설업계의 금융비용만 커지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14일 서울시 및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관리처분인가를 받고도 착공 또는 분양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정비사업장만 약 30곳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특히 이 가운데는 이주는 물론, 철거까지 완료됐음에도 분양이 지연되고 있는 재건축·재개발사업장은 10여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7년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아현3구역과 4구역을 비롯해 신축예정 가구수만 4000가구에 달하는 가재울4구역 등이 대표적인 지연 사업장이다.또 서울시가 나서 착공을 서두르겠다던 답십리14, 16구역과 전농7구역 등도 벌써 2년이 넘도록 방치되고 있다.이 가운데 일부는 잡초만 무성한채 쓰레기만 뒹구는 도심 속 폐허가 돼버렸고 또 몇몇 사업장에서는 안전사고와 범죄도 끊이지 않고 있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지연 사업장에서 빠져나온 조합원 및 세입자들이 수년째 정착할 곳을 찾지 못해 떠돌아다니면서 봄, 가을 이사철마다 전세난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올해는 지난 몇해에 비해 멸실주택이 크게 줄었지만 이미 2~3년 전에 착공, 분양했어야 할 사업장이 분양을 미룬채 방치되면서 전세수요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업계는 정비사업 예정지 이주자들은 대부분 전세수요로 연결되는데 분양이 지연되면서 이들의 생활터전인 인근지역 전세시장에 몰리면서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고 밝혔다.실제 학군수요 등 외부 변수가 있는 강남구와 노원구 등을 제외하면 장기 지연 사업장이 많은 서대문구와 마포구, 성동구 등의 전세가가 크게 오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한 업계관계자는 “최근 3~4년새 서울시내 10여개 지연사업장에서만 최소 3만가구 이상의 전세난민이 양산된 것으로 추산된다”며 “이들이 1~2년 주기로 전세물건을 찾아다니고 있으니 전세난이 심화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아현뉴타운 인근 한 부동산중개업자도 “지난 2007~2008년 아현3, 4구역에서만 수천가구가 이주했는데 이들중 상당수는 여전히 인근지역 전세민으로 떠돌면서 병목현상을 일으키고 있다”며 “하루빨리 신규 공급(분양)이 이루어져야 전세가도 안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비사업 지연사태는 시공사인 건설업계에도 엄청난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

　대출방식을 통해 가구당 수억원의 이주비와 수천만원의 이사비를 지급했는데 분양은 커녕 착공조차 못하고 있으니. 이자 등 금융비용만 눈덩이 처럼 불어나고 있는 것이다.여기에 폐허처럼 변한 철거현장은 시공예정인 건설사의 기업이미지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div align=right> - 건설경제신문(10.10.15) -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