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BO 후순위채 인수놓고 국토부-금융위 이견노출 


건설사 등의 자금지원을 위해 정부가 내놓은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발행이 삐걱거리고 있다. 후순위채 인수업체로 지목된 건설공제조합이 관련법과 자금운용 취지에 맞지않는 일방적 계획이라며 매입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설령 법령을 개정하거나 대체 인수자를 물색하더라도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정부의 하반기 발행 계획은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2일 관계 부처와 업계에 따르면 전일 금융위원회와 국토해양부는 ‘P-CBO 후순위채 부담방안’을 협의했으나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한 채 헤어졌다. 총 3조원 규모 발행 계획인 P-CBO 물량의 89%인 선순위채는 신보 보증을 거친 원리금 보장증권(AAA급)이어서 투자 수요에 문제가 없다. 성공적 발행의 관건은 후순위채를 누가 가져가느냐다. 후순위채는 부실우려 채권만 모아두고 신보 보증도 없어 원금회수 가능성이 거의 없다.금융위는 전체 물량의 약 11%인 후순위채를 발행기업(4%), 건설공제조합(5%), 신용보증기금(2%)이 순차적으로 부담하는 구조를 짰다. 조합 측은 이 같은 인수가 법과 정관에 저촉됨은 물론 조합원 동의를 구할수 없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우선 A등급 이상의 안전채권만 매입, 자금을 운용하게 돼 있는 정관과 맞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또 건설산업기본법상 건설업자 자금지원과 발전 도모가 조합 설립 취지인만큼 다른업종을 포함한 지원은 힘들다는 것이다. 이번 P-CBO 물량의 건설업 비중은 50%, 비건설업이 50%여서 조합 돈을 들여 다른업종까지 지원하는 셈이 된다. 더욱이 이번 P-CBO를 통해 주로 자금난을 겪는 주택업체가 수혜를 보는 만큼 조합 ‘균점원칙(출자한 조합원이 골고루 자금을 이용할 수 있는 권리)’에도 어긋난다고 조합은 하소연했다. 조합원의 대다수가 주택사보단 일반건설사라는 설명이다. 조합 관계자는 “당장 후순위채 매입이 조합 업무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건산법 해석이 필요하다”면서 “설령 법령을 개정하더라도 조합이 맡긴 돈으로 손실을 보면 업무상 배임이 돼 운영위원회나 총회 통과가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조합을 대신해 대한주택보증(대주보)이 후순위채를 부담하는 방안이 거론되지만 이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미분양 매입 확대로 자금사정이 넉넉치 않은 대주보가 후순위채마저 매입하려면 대규모 차입을 해야 한다. 또한 후순위채 매입은 대주보의 고유업무가 아닌 만큼 업무를 확대하려면 주총 소집과 건설산업촉진법 개정이 필요하다. 법령 개정에는 최소 3개월이 소요돼 정부의 9월 조기 발행은 사실상 물건너간 것이 된다. 금융위는 하반기부터 발행하되 1차로 5000억 규모를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후순위채 부담업체가 건설관련 단체로만 예정돼 있을뿐 구체적 부담비율이나 대상이 확정된 건 아니다”면서 “국토부와 함께 조속히 확정하겠다”고 말했다.후속조치 과정에서 다양한 문제점을 노출하면서 ‘8·29대책 중 건설사 유동성 지원부문’은 사전에 충분한 협의없이 졸속으로 이뤄졌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div align=right> - 건설경제신문(10.09.03) -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