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건설금융 이렇게 지원한다>③ 공세일 산업은행 PF센터장

‘세계 100대 은행’에 국내 은행은 단 3곳(국민·우리·신한은행) 뿐이다. 가장 순위가 높은 국민은행도 74위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주요 투자금융(IB) 분야 중 하나인 프로젝트 파이낸스(PF) 분야에는 상위권에 국내 은행의 이름이 올라 있다. 바로 산업은행이다.PF 분야 세계 권위지인 ‘딜로직’에 따르면 지난해 산은은 글로벌 PF 대출 분야에서 국내 금융사로는 처음으로 세계 13위에 올랐다. 이는 전년도(27위)보다 14단계나 오른 것이다. 더구나 PF 중 민자사업 등이 포함된 민간투자사업(PPP) 분야에선 세계 5위, PPP 금융자본 분야에선 세계 2위를 기록했다.

　산은의 글로벌 성장 동력으로 평가받는 프로젝트파이낸스센터를 이끌고 있는 공세일(55) 센터장(실장)을 만났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유럽·미국계 은행들이 투자를 망설이게 될 향후 2~3년이 국내 은행들이 PF 금융시장을 장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말했다. 그는 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동네 비상설’ 수준이던 글로벌 PF 시장이 지금은 ‘전세계 상설’ 시장으로 성장했다고 진단했다.

　- 국내 부동산 PF 시장은 죽을 쓰고 있다. 반면 산은은 승승장구하고 있는데.

　“금융권과 건설사 부실의 원인으로 지목된 부동산 PF는 국제금융시장에서는 PF로 분류하지 않는다. PF는 개별 사업의 수익성을 담보로 투자비 등 자금을 조달하는 금융기법으로 사회기반시설(SOC)이나 자원 개발 사업에 주로 활용된다. 산은은 그 원칙을 정확히 지킨 덕분에 국내 PF 시장의 85%를 점유하고 있으며 글로벌 순위 13위까지 올랐다. 산은은 1995년부터 지난해까지 15년간 전 세계에 걸쳐 130건의 사업에 31조원의 금융 주선 실적을 올렸으며 현재도 국내외에서 80여건의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작년에는 4조7000억원의 PF 실적을 올렸고, 올해는 벌써 2조원을 돌파했다. 작년 상반기에 8000억원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훨씬 좋은 성적이다. 올해 목표액은 6조원이다.”

　- 과거 산은의 PF는 국내에 편중돼 있었다. 현재 추진 중인 해외 PF는.

　“지금은 해외 비중이 20%에 못미친다. 하지만 3년 뒤에는 30~40% 수준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해는 그동안 석유화학이나 단순 발전 플랜트 위주로 해외 PF를 해왔던 산은이 전 분야로 영역을 넓힌 첫 해로 기록될 것이다. 해외 PF 시장은 크게 △PPP(주로 SOC) △발전·에너지 △자원개발·제조플랜트·통신 등 세 분야가 3등분 하고 있다. PPP 분야의 경우 터키 이스탄불 해저 터널, 러시아 나호드카 항만사업, 브라질 고속철 등에 참여하고 있고, 발전·에너지시장은 말레이시아 바이오매스 발전소와 불가리아 태양광 발전소, 중국 바이오매스 발전소 등에 참여 하고 있다. 자원개발시장에선 멕시코 볼레오 동(구리) 광산, 카자흐스탄 잠빌 시추선 사업, 우즈베키스탄 가스전 사업 등에 뛰어들었다.”

　- 해외 유망 지역도 조금씩 변하나.

　“90년대 중반까지는 ‘글로벌 엔진’이 중남미와 동남아시아였지만 요즘은 중국과 인도, 중동, 아프리카가 그 역할을 맡고 있다. 특히 ‘석유 이후’ 시대를 준비하고 있는 중동과 북아프리카(MENA)는 올해 주 공략 대상이다. 요즘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나이지리아 측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금융시장은 죽었을지 몰라도 PF 시장은 안죽었다. 기업들이 국경을 넘어 사업을 할 때 PF만큼 유용한 수단은 없다. 국내 건설사들과 은행, 전략적 투자자(FI)들과 함께 그 열매를 따 먹을 수 있도록 애쓰겠다.”


<div align=right> - 건설경제신문(10.09.04) -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