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보다는 미래 성장성…탈건설 현상 뚜렷 


　건설업계가 극심한 물량난에 시달리면서 전에 보지 못했던 변화들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규모의 수주공식이 미래 성장성으로 바뀌는가 하면 공사를 마냥 기다리기보다는 프로젝트를 직접 만들어가는 움직임이 여기저기서 포착되고 있다.전통적인 영역인 시공에서 벗어나 중장기적으로 ‘탈건설’을 모색하는 건설사도 하나둘씩 늘고 있다.특히 공공공사 입찰참여기준이 공사규모가 아닌 미래 성장성으로 변화하는 모습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그동안 건설사들은 기업규모에 맞는 공사를 선택해 입찰에 참여해 온 게 사실이다.

　공사의 성격과 상관없이 일정 수준의 규모에 제한적으로 참여한 것이다.

　그러나 올 들어 공사 물량이 크게 줄어들면서 규모가 아닌 미래 성장성이 새로운 수주공식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공사규모가 턱없이 작더라도 미래가 밝은 시설이라고 판단되면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양상이다.실제 대형건설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총인처리시설과 RDF(고형연료화) 등 물이나 신재생에너지 관련 사업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이들 분야는 대부분 기존 시설을 업그레이드하는 공사인 만큼 단위사업 규모가 그닥 크지 않다.하지만 미래 성장성을 놓고 볼 때 발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대형건설사들이 진출 채비를 서두르고 있는 것이다.

　또한 신규사업을 앉아서 기다리지 않고 직접 기획, 제안하는 방식으로 분위기가 급변하고 있다.정부 예산이 한계에 다다른 가운데 정부 주도로 사업이 가시화하기에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이에 따라 건설사들은 직접 나서 사업을 기획하고 제안해 먹거리를 스스로 만들어가고 있는 모습이다.올 들어 대형건설사를 중심으로 폐기물 에너지화, 하수처리수 재이용 등 수준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는 시설에 대한 민간제안 움직임이 활발한 것으로 전해졌다.‘탈건설’을 통해 시공 중심에서 운영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려는 건설사도 적지 않다.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건설사들은 이미 포트폴리오의 포커스를 시공에서 운영이나 CM(건설사업관리) 등으로 옮긴지 오래다.물량 기근에 시달리고 있는 국내 건설사들이 선진 업체를 벤치마킹해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일부 대형건설사들은 계열사로 운영사를 설립했거나 설립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기존의 민간투자방식으로 추진한 도로와 철도 등 SOC(사회기반시설)은 물론 민간제안을 준비 중인 환경시설 등의 운영을 준비하기 위한 포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건설시장에서 나오는 물량으로는 더이상 성장을 이뤄낼 수 없게 됐다”며 “새로운 사업을 만들고 영역을 확장하지 않으면 물량난 속에서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div align=right> - 건설경제신문(10.09.14) -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