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하도급법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중대 혐의 고발 벌점 5.0점 밑으로 하향조정



하도급대금의 부당결정이나 부당감액, 기술유용 또는 보복조치로 고발당하는 경우 즉시 공공공사 등에 대한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가 2년 만에 폐지된다.

비례의 원칙과 무죄추정의 원칙에 반한다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단 한 번의 고발로 공공입찰에서 퇴출하도록 한 공정거래위원회의 무리수에 법원이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22일 관계기관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사실상 폐지하는 내용의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을 이번주 중 입법예고한다.

현행 하도급법은 최근 3년간 법 위반에 따른 누적 벌점이 5점을 넘으면 관계 행정기관에 입찰참가자격제한을 요청하도록 하고 있다.

벌점은 법 위반 유형에 따라 경고는 0.25∼0.5점, 시정권고는 1.0점, 시정명령은 1.0∼2.0점, 과징금은 2.5점, 고발은 3.0점을 부과한다.

특히, 하도급대금 부당결정, 부당감액, 기술유용, 보복조치 행위로 고발된 경우는 5.1점을 한꺼번에 부과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렇게 되면 입찰참가자격 제한의 마지노선인 5점을 넘게 돼 한 번의 고발로 곧장 입찰참가자격을 제한받게 되는 것이다.

이런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는 지난 2018년 도입 때도 비례의 원칙과 무죄추정의 원칙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논란에 휩싸였다.

그러나 공정위가 지난 2018년 하도급법 시행령 개정을 거쳐 시행에 들어갔고, 공정위 제재를 받은 건설사가 제기한 소송에서 법원이 건설사의 손을 들어주면서 이번에 폐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서울고등법원은 지난해 12월 동부건설이 낸 소송에서 “1회 고발만으로 입찰참가자격제한 요청 기준을 초과하는 벌점을 부과하는 것은 비례의 원칙 내지 무죄추정의 원칙에 반하는 과도한 불이익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라고 판결했다.

이번 판결에 따라 공정위는 하도급법상 중대 혐의로 고발될 경우 부과되는 벌점 수준을 5.0점 밑으로 하향조정하는 내용으로 하도급법 시행령을 개정하기로 하고, 이번주 입법예고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는 비례의 원칙 위반 소지 등 그동안 내외부에서 여러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며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하는 방안을 담은 하도급법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해 이번주 입법예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폐지와 함께 공정위는 하도급법상 벌점제도 개선에도 본격 착수했다.

벌점 부과, 입찰참가자격제한 등 요청 여부 검토, 관계기관에 요청, 제재 등 단계별로 벌점제도의 문제점을 분석한 후 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부작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종합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박경남기자 knp@

〈건설을 보는 눈 경제를 읽는 힘 건설경제-2020.0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