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주택 담보로 돈 빌리고 사채까지 끌어써 

정부가 총부채상환비율(DTI) 상향조정 등에 대한 부처 간 이견으로 주택거래 활성화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미분양과 미입주 등으로 돈줄이 막힌 건설사들이 미분양 주택을 담보로 제2금융권과 사채시장에까지 손을 벌리고 있다. 이는 예전 지방에 위치한 소형건설사들이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 종종 썼던 방법이지만 최근에는 회사 규모를 막론하고 벌어지고 있다.업계 전문가들은 “당장 급한 불은 끌 수 있겠지만 상환시기가 도래하면 고금리 등이 부메랑이 돼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서울에 본사를 두고 있는 중견 A건설사는 지난달 말 대전에 있는 미분양아파트 30가구를 담보로 D저축은행에서 돈을 빌렸다. 빌린 금액은 약 40억원.　 30가구의 분양가를 모두 합치면 70억원가량인데, “리스크가 커 분양가를 반값에 후려치지 않으면 돈을 빌려줄 수 없다”는 B저축은행의 입장이 워낙 강경해 A건설사는 40억원 밖에 받을 수 없었다. 금리는 30% 수준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출 명의도 회사가 아닌 임직원 몇몇으로 돼 있다. 현재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은 건설사에 대한 대출을 사실상 중단했기 때문에 회사 이름으로 빌릴 수 없었던 것이다.A건설사와 규모가 비슷한 B건설사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 B건설사는 지난 6월 발표된 구조조정 명단에서 C등급으로 분류돼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과정을 밟고 있는 중이다.구조조정 명단 발표 직전 B건설사는 수도권 미분양 아파트를 담보로 몇몇 저축은행에 대출을 요구했다. 하지만 전부 거절당했다. 이미 B건설사가 C등급에 포함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기 때문이다.B건설사 관계자는 “당시에는 돈이 급해 어쩔 수 없었지만 찬찬히 생각해보면 차라리 C등급을 받고 워크아웃 진행 중인 지금이 맘 편하다”고 토로했다.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전문건설업체인 E사는 현재 개인한테 5억원을 빌린 상태다. 올 초 대물로 받은 아파트 3가구를 담보로 맡겼다.
미분양과 공사금액 미입금 등으로 회사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은데다 당장 눈앞에 은행대출 만기일이 다가와 어쩔 수 없이 사채를 썼다는 게 이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F건설사와 G건설사 등도 사채를 알아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B건설사 관계자는 “우리회사가 미분양을 담보로 대출을 시도할 때 F건설사와 G건설사도 우리에게 상담을 받았다”며 “미분양과 미입주 등으로  돈이 돌지 않아 궁여지책으로 사채까지 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div align=right> - 건설경제신문(10.07.21) -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