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딴 유찰에 사업지연-노후도 심해져 안전사고 우려도 


　주택경기 침체로 지방소재 재건축·재개발사업들이 건설사들로부터 외면받으면서 지방 거주민들의 주거환경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누수와 누전 등 안전사고가 속출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열악한 주거환경으로 인해 빈집이 늘면서 재개발·재건축 등 일부 정비사업구역은 ‘우범지대’로 전락하고 있다.　24일 부동산업계 및 지방정비사업조합 등에 따르면 시공사를 선정하지 못해 차질 또는 지연되고 있는 재개발·재건축사업장만 전국적으로 약 30곳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사업장은 서울 등 수도권이 아닌 지방에 소재한 사업장들로, 지은지 30년이 훌쩍 지난 아파트 단지들이 대부분이다.　대전, 대구, 광주, 부산 등 지방 대도시에서 추진되고 있는 정비사업도 지난 2008년말 이후 제대로 추진되는 곳이 하나도 없을 정도다　올해만 해도 전북 익산의 어양아파트와 경북 구미의 공단2주공200단지, 부산 삼호동백아파트, 대연7구역 등 지방정비사업의 시공사 선정입찰이 줄줄이 유찰됐다.　지난 23일 현장설명회를 개최한 광주 쌍촌주공아파트 재건축사업의 경우에는 참여업체가 1개사에 불과해 입찰을 치르지도 못했다.

　또 일부는 이미 2~3번의 유찰사태를 겪어 수의계약 단계로 넘어갔지만, 관심을 보이는 건설사가 없어 당분간 시공사를 찾기 어려워 보인다.　대형사를 포함해 5~6개 이상의 건설사들이 불꽃튀는 수주경쟁을 벌이는 수도권의 상황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이로 인해 지방 정비사업장의 주거환경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주택 노후화로 인해 누수와 누전 등의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는데다 빈집이 늘어나면서 청소년 비행 등 범죄의 사각지대로까지 전락하고 있다.　익산 어양아파트의 경우만 해도 입주한 지 벌써 36년이 돼 노후도가 심각한데다 사업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전체 950가구 중 30%가 넘는 300여 가구가 이미 집을 비웠다.　해당 조합관계자는 “상당수의 가구에서 누수·누전사고가 발생하는 등 주거여건이 열악해졌고 최근 재개발·재건축 구역의 강력범죄들이 이슈화되면서 어린 자녀를 둔 조합원들이 떠나고 있다”고 말했다.　1976년 입주한 쌍촌주공아파트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쌍촌아파트재건축조합 관계자는 “사업구역이 사실상 슬럼화되면서 이미 상당수의 조합원들이 프리미엄에 대한 욕심을 버린지 오래”라며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시공사들도 지방 정비사업에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줬으면 한다”고 토로했다.


<div align=right> - 건설경제신문(10.03.25) -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