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분양 급감, 입주율과 계약률 저조…계약해지 통보까지 


　주택업계가 삼중고에 처해 있다.

　신상품 수요와 공급시장이 전부 침체의 길을 걷고 있는데다 사전예약을 마친 상품들의 인기도 떨어지고 있는 상태다. 심지어 일부 건설사는 중도금을 내지 않은 계약자에 대해 자발적으로  계약을 해지하고 있다.이들 삼중고는 주택업체들의 수입원을 가로막는 직접적인 원인이라 업계 전문가들은 장기화될 경우 부도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주택사업을 중심으로 하는 건설사들이 여러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주택업체의 삼중고는 주로 지방 건설사들의 고민이었지만 최근에는 수도권에 위치한 대형건설사들도 삼중고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삼중고 심화는 양도소득세 감면이 끝난 지난 2월 중순부터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양도세 감면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되자 신규분양을 희망하는 수요자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수요 급감은 즉시 공급 감소로 이어졌다.한국주택협회와 대한주택건설협회(주건협)에 따르면 양도세 감면혜택 종료 후 건설사들의 주택공급실적(올 초 계획 대비)은 예년 수준을 크게 밑도는 것으로 드러났다. 일반적으로 주택공급실적은 60~70%를 기록해왔다.한국주택협회 회원사들은 2월 한 달 동안 2216가구를 분양했다. 이는 애초 계획에 비교하면 2.1%에 그친 수준이다. 또 주건협 회원사 역시 2월 내내 당초 예정량보다 16.1%만 공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3월 수준도 2월과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수요 급감은 또 계약 단계에 이른 신규주택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청약을 마친 신규주택 모두 비슷한 처지다.이달 초 청약을 진행해 1순위에 모집을 마감했던 서울 흑석동의 한 아파트 단지의 경우 현재까지 계약률이 50%가량으로 알려지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청약을 진행한 서울 둔촌동의 한 아파트도 계약률이 40% 정도로 전해지고 있다.이처럼 시장악화가 절정으로 치닫자 건설사들은 자구책의 한 방법으로 중도금과 잔금을 내지 않은 계약자들에게 계약해지를 요구하고 나섰다. 하루라도 빨리 새로운 수요자를 찾자는 생각에서다.지난해 11월부터 입주가 시작된 인천 영종자이를 시공한 GS건설은 입주마감일(지난 1월 18일)이 지나서도 중도금과 잔금을 내지 않은 계약자 429가구에 계약해지를 통보했다.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중도금과 잔금 입금이 더 이상 늦어지면 다음 사업진행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에 계약을 해지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GS건설 뿐만 아니라 몇몇 대형사들도 울며 겨자먹기식의 자구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현재 서울시 중랑구 D단지와 용두동 R단지 등 10여 개 단지에서도 이같은 현상이 빚어질 전망이다.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건설경제실장은 “주택업계의 삼중고가 심화되면 멀쩡한 건설사들도 하루아침에 무너질 수 있는 위기가 도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div align=right> - 건설경제신문(10.03.30) -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