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산연, “최저가 현장에서만 17만명 일자리 감소” 


　최근 3년간 계속되고 있는 건설현장의 일자리 감소는 건설공사 낙찰률 하락으로 인한 노무비 삭감 탓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지난 3년 사이 최저가낙찰공사 현장에서만 노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17만명의 내국인 일자리가 감소했다는 것이다.한국건설산연구원(원장 김흥수)이 개원(開院) 15주년을 맞아 18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개최한 ‘한국 건설산업의 현재와 미래’ 세미나에서 심규범 연구위원은 “2007년 8월 이래 현재까지 무려 30개월 연속으로 전년동월 대비 건설업 취업자수가 감소했다”며 “여기에는 건설현장의 고용행태와 낙찰률 하락이 배경이 됐다”고 지적했다.
심 연구위원 보고서에 따르면 1997년 한때 210만명에 달했던 건설업 취업자수는 2007년 중반 190만명 안팎으로 떨어졌고 이후에도 전년동월 대비 하락세가 30개월째 이어지면서 2009년에는 평균 170만명 수준으로 감소했다.특히 건설기술인력 취업자수는 건설투자 증가에 맞춰 2000~2009년 사이 36.9%나 급증했지만 기능인력은 같은기간 동안 거꾸로 3.9%나 감소했으며, 최저가낙찰제 공사가 본격화되고 건설공사 낙찰률이 하락한 2007~2009년 사이에는 기능인력 취업자가 눈에 띄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심 위원은 “건설사업주는 과도한 노무비 삭감을 만회하기 위해 작업팀 인원을 줄이거나 임금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불법 외국인력을 투입하기 마련이며 이 같은 경향은 낙찰률이 낮은 현장일수록 심각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2007년부터 2009년 사이 최저가낙찰제 시행 공사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약 17만개의 내국인 일자리가 감소했으며, 이들 공사에 적정 노무비가 지급됐다면 추가로 약 16만개의 내국인 일자리가 창출됐을 것으로 추정했다.심 위원은 “건설업은 기계화 및 자동화의 한계로 노동의존도가 높고 해외 이전이 어려워 어느 나라에서든 ‘일자리의 보고(寶庫)’로 활용된다”며 “건설현장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낙찰률을 낮춰 예산을 절감하거나 또다른 공사를 벌이기보다는 적정노무비를 지불하는 편이 훨씬 효과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div align=right> - 건설경제신문(10.03.19) -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