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건설사들의 구조조정 바람이 거셀 전망이다. 　

기업 구조조정의 칼자루를 쥔 채권은행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는 건설기업이 다른 업종에 비해 많을 것으로 보고 중점 구조조정 대상에 건설업을 포함한다는 계획이다. 더구나 선진형 인수·합병(M&A) 방식으로 꼽히는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이 잇달아 증시 상장을 추진하면서 기업 구조조정이 더욱 활기를 띨 전망이다. <관련기사 15면>17일 금융당국과 은행업계에 따르면 올해도 건설·조선·해운사는 채권단의 우선 구조조정 대상이 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3개 업종은 지난해 별도로 신용위험평가를 실시했지만 이번에는 상시 구조조정 체계에 따라 4월부터 평가를 받게 된다”며 “필요하다면 다른 업종보다 우선적으로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실제 건설업계의 재무구조는 지난해 부동산 경기침체로 악화한 상황이다.한국기업평가가 신용등급을 보유한 37개 주요 건설업체의 작년 9월말 기준 부채비율은 190.2%로 2008년 6월 말보다 16%포인트 상승했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을 포함한 조정 부채비율은 350.2%에 달한다.

PF 대출 부실은 건설업체의 유동성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6월말 금융권 PF 대출 잔액은 83조3000억원으로 건설경기 침체에도 2008년말보다 1조1000억원 늘었다. 게다가 PF 연체율은 2007년 말 2.7%에서 2008년 말 4.3%, 지난해 6월 말 5.9%로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무엇보다 1년 이내 만기도래하는 PF 대출 비중이 절반 이상으로 만기상환 부담도 높은 수준이다.기업 구조조정의 근거가 되는 채권단의 기업 신용위험평가 방식은 약간 바뀐다. 지난해에는 기업 규모와 건설·조선·해운업종별로 나눠 일괄 평가했으나 올해부터는 주채권은행별로 부실이 우려되는 기업과 업종을 중심으로 단계적으로 6월까지 평가에 착수할 예정이다.이를 통해 부실 징후가 있는 기업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집어넣고 부실화된 기업은 퇴출시킬 예정이다.특히 신규 분양 주택에 대한 양도소득세 감면 조치 종료와 미분양 증가,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건설업종은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신용위험 평가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금융당국은 기업 구조조정을 뒷받침하기 위해 올해 말로 종료되는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의 존속 시한을 연장하고 기업재무안정 사모펀드(PEF)와 스팩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스팩 설립 움직임도 활발하다. 기업공개(IPO)를 앞둔 대우그린코리아가 오는 22일 공모를 실시하는 것을 시작으로 미래에셋 제1호, 현대PwC드림투게더, 동양밸류오션 등 총 4개 스팩이 공모를 기다리고 있다.

　 　SPAC

　기업인수목적회사(Special Purpose Acquisitioncompany)의 약자. M&A 전문가나 금융회사 등이 다른 기업에 대한 M&A를 목적으로 설립한 명목상 주식회사(페이퍼 컴퍼니)로 이미 금융 선진국에선 보편화돼 있다. 2003년부터 스팩이 활성화된 미국의 경우 지난해 9월 기준으로 전체 기업공개(IPO) 건수의 54%를 차지했다. 

<div align=right> - 건설경제신문(10.02.18) -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