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저가공급 손실 메우려 모든 공사 ‘최저가’로 
부지조성공사, 원래 최저가인데 “원가 절감” 생색 
 
　정부가 세종시 부지 조성원가 절감을 위해 최저가낙찰제를 전면 시행하기로 하면서 건설업계의 빈축을 사고 있다. 생색내기용 대책인데다 LH의 적자를 메우려고 건설사 부담을 가중시키는 행태라는 것이다. 지난 정부가 높은 품질의 시설물 확보를 위해 세종시 건설사업에 기술제안입찰 등 다양한 입찰방법을 도입한 것과도 대비되는 행보다.　정부는 최근 세종시 토지 저가공급 시 우려되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적자를 메우기 위한 사업비 절감방안으로 분양방식 변경과 원형지 공급, 모든 입찰에 최저가낙찰제 적용 등의 대책을 내놨다.　이 중 최저가낙찰제 전면 도입은 생색내기용 대책이라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난이도가 높지 않은 단순공사인 부지조성공사는 이미 최저가낙찰제가 전면 시행되고 있는데 이를 새로운 대책인 양 제시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부지조성공사는 모두 최저가낙찰제 방식이 시행되고 있다”며 “당연한 이야기인데 원가절감 방안이라고 하면 무슨 대책이나 되는 것처럼 꼭 최저가를 들고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나아가 정부가 부지조성 원가절감을 최우선시하는 상황이라면 최저가낙찰제보다 건설사 부담이 더욱 큰 입찰방식이 채택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LH로 통합되기 이전에 토지공사와 주택공사 등이 혁신도시 부지조성공사에 적용했던 대행개발방식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는 해당 토지를 매입하는 건설사에 공사를 맡기고 공사비의 전부나 일부를 조성된 토지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정부가 올해 보금자리주택 건설사업에 전력해야 하는 LH의 자금사정을 감안한다면 충분히 채택 가능한 시나리오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세종시 개발방향이 바뀌면서 입찰방법도 건설사에 불리한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다.　지난 정부는 세종시와 혁신도시에 대해 시범적으로 기술제안입찰과 최고가치낙찰제 같은 혁신적인 입찰방법 도입을 시도했다. 고품질, 장수명의 시설을 확보해 부실시공을 막고 장기적인 예산절감 효과를 노린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원가절감과 공기업 부실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현 정부 들어서는 최저가낙찰제가 대세가 되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공기업 재정악화로 건설공사 발주가 늦어지거나 보류되고 건설업계의 물량난이 심해지는 상황이 우려되고 있다”며 “적자가 우려되는 수준의 예산과 최저가낙찰제의 남용은 공기업 부실을 건설업계에 떠넘기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div align=right> - 건설경제신문(10.01.13) -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