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公共공사 2주간 중단시킨 일본은...

 

     
일본 국토교통성이 지난 달 28일 발표한 공공공사 일시중지 및 계약 변경 지침 

  

자녀돌봄 근로자 대책까지 제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심화되며 약 2주간 공공공사 일시 중지 명령을 내린 일본 국토교통성이 계약기간 연장과 비용 보상, 설계변경 등 섬세한 부분까지 국가의 보상 책임을 명확히 해 눈길을 끌고 있다.

심지어 휴교령이 내려지며 자녀 돌봄이 필요한 건설 근로자에 대한 대책까지 제시해 우리나라와 대조되는 모습을 보였다.

5일 현재 일본 내 공공공사는 일시 중지 상태다. 지난달 28일 아카바 카즈요시 국토교통상은 내각 회의 후 기자회견을 통해 “국가 직할의 공공공사를 15일까지 일시 중지한다”라고 발표했다. 건설현장을 통한 코로나19 감염 확대를 막기 위한 조치였다.

국토성은 “수주업자에게 의향을 확인한 다음 공사와 업무를 멈추고 공기도 중단 연장할 것”이라며 “일지 중단에 따른 모든 경비는 국가가 부담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공기 연장과 계약 조정 여부를 3주 가까이 ‘검토 중’인 한국과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일본의 정책은 공사 중지란 큰 틀을 세워놓고, 발주자가 현장별로 건설사의 의향을 확인하도록 한 점이 특징이다.

중지 결정 전반을 발주처와 건설사에 맡긴 우리 정부의 정책과는 다르다. 현재 국내에서는 공공공사를 중지하려면 현장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거나, 코로나19로 인해 작업 진행이 현저히 어려운 상황임을 발주처에 입증해야 한다.

일본 국토성의 지침은 명확하다. 코로나 19로 인한 공공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피해와 변경 사항은 국가가 부담한다는 기본 원칙을 세웠다.

 

     
일보 국토성의 공공공사 중단 결정을 알리는 일본경제신문  

 

국토성은 “발주자는 수주자(건설사)의 감염 확대 방지의 의향을 존중하고, 필요한 지원을 하기 위해 수주자에게 공사 또는 업무의 일시 중지, 공기 또는 이행 기간의 연장 의사를 확인해야 한다”라며 “수주자가 공사 중지 등의 의사를 밝힌 경우 수주자의 책임으로 귀착되지 않도록 계약서에 기초한 공사 또는 업무의 일시 중지, 설계 도서 등을 변경해야 한다”라고 정했다.

또한, 공사 일시 중지ㆍ설계 등 도서 등의 변경이 있을 경우 계약서 상의 공사금액 혹은 업무 위탁료 등을 증액하도록 했다. 일시 중단 조치 등에 따라 공사 기간이 해를 넘어갈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는 이월절차를 밟도록 했다.

일본 정부의 대책은 세심한 곳까지 미쳤다. 건설 종사자가 발열 혹은 휴교 등에 따라 자녀를 돌볼 필요가 있는 경우를 대책에 포함한 것이다.

통상적으로 공사가 중단된 상태에서도 상주 감리자들은 현장을 지켜야 한다. 이 부분에서 일본 국토성은 임시 휴교령으로 육아 때문에 감리자가 현장을 비워야 하는 경우, 3개월 계약직을 채용할 수 있도록 했다. 입찰 시 배치 기술자 기준으로 사업자를 선정하는 탓에 감리자 변경은 사실상 불가하지만, 긴급사태인 점을 감안해 ‘감리기술자 제도의 운용기준’을 변경한 것이다.

일본 국토성은 공공공사 업무 일시 중단 조치 명령을 각 지자체와 기간에 모두 하달한 후 업무 대응, 입찰 수속, 원격 현장, 전기통신설비 공사의 공사기간 확보, 지자체 조달 대응 방안 등을 꼼꼼하게 제시했다. 특히, 후생노동성이 내린 초등학교 등의 임시 휴업에 따른 보호자 휴가 취득 지원을 건설현장 근로자 맞춤형으로 연계해 대책을 제시한 점도 눈에 띈다.

건설업계에서는 일본 국토성의 지침이 매우 안정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대형건설사 기획실 임원은 “공사중지라는 큰 틀 안에서의 현장 상황을 존중하고, 코로나19로 인해 현장의 피해는 국가가 부담한다는 원칙을 명확히 했기 때문에 건설사가 큰 부담을 느끼지 않고 현장을 운용할 수 있다”라며 “설계변경부터 업무위탁료 등의 부분까지 계약서 변경대상에 포함된다고 지적한 점이 눈길을 끈다”라고 지적했다.

다른 중견건설사 대표는 “우리나라는 휴교령이 내려지고 재택근무가 생활화돼도 건설현장들은 공기에 묶여 정부가 제공하는 정책의 혜택을 입기 어려운 반면, 일본은 건설 근로자도 평등하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신경을 쓴 점이 돋보인다”라며 “코로나 방역대책은 한국이 한 수 위라던데 건설 쪽은 일본이 모든 면에서 두수는 위”라고 평했다.

 

최지희기자 jh606@

〈건설을 보는 눈 경제를 읽는 힘 건설경제-2020.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