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수출ㆍ내수 등 국가경제도 빠르게 감염

국내ㆍ외 기관 성장률 하향조종 속

전문가들, 침체보완에 도움 분석

文 대통령도 "조속한 착공"지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경기 전반이 빠르게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예비타당성조사(이하 예타) 면제사업 등 대규모 건설공사를 조속히 시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일부 사업은 발주준비가 끝났지만, 지역의무공동도급 등 관련 규정 개정이 늦어지면서 입찰 공고가 지연되는 실정이다.

9일 관계기관 등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로 수출과 내수가 급격하게 악화되고 올해 경제성장률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정부도 이를 인지하고 추가경정예산 등을 통해 내수 회복을 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줄줄이 하향조정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2.0%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11월에 내놓은 2.3%에서 0.3%포인트 낮춘 수치다.

해외투자은행(IB)들은 1%대 성장률을 점치고 있다.

JP모건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3%에서 1.9%로 낮췄다. 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는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1.1% 수준으로 낮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부 역시 코로나19 사태로 경제성장률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인정했다. 홍남기 부총리는 최근 국내 경제성장률이 당초 전망치인 2.4%보다 0.2%포인트 낮아질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로 휘청거리는 경제를 방어하려면 정부가 나서 대형건설사업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으로 내수시장이 타격을 입어 민간 건설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내수가 좋지 않은 상태여서 민간에서도 리스크를 안고 투자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주택부문 규제 강화가 지속되고 추경에서 토목부문의 경기 부양을 위한 예산도 빠졌기 때문에 올해도 건설경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예타 면제사업이 꼽힌다.

최근 국토교통부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코로나19가 이미 우리 경제에 큰 타격을 주고 있어 건설부문 공공투자의 속도를 내는 것”이라며 조속한 토목공사 착수를 지시했다. 당초 계획보다 시기를 앞당겨 시행해야 할 필요성도 커졌다.

현재 정부는 예타 면제사업 중 올해 동해선 단선 전철화 사업(200억원), 국도20호선 신안∼생비량 사업(113억원)을 우선 착공할 계획이다.

나머지 13건에는 올해 약 19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턴키(설계ㆍ시공 일괄입찰) 등 기술형입찰방식을 활용해 조기 발주에 나설 예정이다.

주원 실장은 “건설투자에서 토목의 비중이 30%에 불과하지만 예타 면제사업 등 정부 발주 토목부문이 건설 경기 침체를 보완하는 데 일정 부분 도움이 될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가 예타 면제사업에 대한 지역의무공동도급을 적용하기로 한 만큼 입법예고에 들어간 국가계약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최대한 이른 시일에 공포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개정안 시행이 늦어지면서 이미 사전절차를 마친 공사의 발주가 늦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국가계약법 시행령 개정이 당초보다 늦어지면서 예타 면제사업의 입찰이 늦어졌다”며 “입법예고가 마무리되면 차관회의 등을 빠르게 진행해서 공포하고 발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현기자 ljh@

〈건설을 보는 눈 경제를 읽는 힘 건설경제-2020.0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