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공 아파트 잔금 늘고… 해외공사 선수금 유입… 현금자산 급증 
주요 증권사들 “비중 확대” 잇단 장밋빛 전망 제시 
 
　올해 내내 차곡차곡 쌓아둔 현금에다 주택 및 해외 사업에서 벌어들인 자금까지 더해져 내년에는 대형건설사들의 ‘현금 풍년’이 예상된다. 특히 그동안 쏟아붓기만 하고 공사비 회수가 안 됐던 미분양 주택이 해소되면서 분양잔금이 들어오는 등 주택부문의 현금흐름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예측됐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은 내년 건설업종에 대해 잇단 장밋빛 전망을 제시했다.현대증권과 대신증권, IBK증권, 신한금융투자 등이 일제히 건설업종에 대해 ‘비중확대’ 의견을 내놨다. 다소 부진했던 주택부문이 내년에는 개선되고 올해 도약의 발판이 됐던 해외부문은 더욱 활황기로 접어들 것이란 분석이다. 무엇보다 관심을 끄는 것은 올해 건설사들의 유동성 위기를 불러왔던 현금흐름이 크게 좋아질 것이란 예측이다. 주요 건설사들의 자금담당자들도 “내년에는 나가는 돈이 줄어든 반면 들어오는 돈은 크게 늘어나면서 현금흐름이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크게 3가지 근거를 제시한다. 첫째, 내년 준공아파트 증가로 현금유입이 급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대신증권 조윤호 연구원은 “현대, 삼성, 대우, GS, 대림, 현대산업개발 등 6대 대형건설사의 경우 내년에 평균 3500억원대 이상의 분양잔금이 공사비로 회수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악성 미분양, 즉 준공 후 미분양아파트가 있지만 적극적인 대손처리로 대부분 손실이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둘째는 해외수주 증가에 따라 예상되는 선수금 유입이다. 현대증권 이창근 연구원은 “올해 중동지역의 수주금액이 약 241억 달러로 예상되며, 내년에는 이보다 더 늘어난 275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A사 관계자는 “보통 중동 정유공장 프로젝트의 경우 낙찰통보서(LOA)를 받은 후 2주 내에 공사비의 10~15%를 선수금으로 받기 때문에 막강한 현금창고”라고 말했다.셋째, 회사채 발행과 자산 매각 등을 통한 현금쌓기가 내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건설사들이 발행한 회사채 규모는 무려 7조900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4조2500억원)보다 2배가량 많았다. 또 인천공항철도에 이어 서울고속도로 보유 지분을 갖고 있는 대형사들이 잇따라 매각을 추진하면서 확보되는 현금도 각각 1조원이 넘는다.　대신증권 조윤호 연구원은 “내년 대형건설사들의 유동성은 빠른 속도로 개선될 것”이라며 “이는 차입금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신규사업 진행을 원활하게 뒷받침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증권가의 전망에 대해 대형건설사 자금담당자들도 대체로 고개를 끄덕인다. 3분기 기준 보유현금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진 B사 관계자는 “공공과 해외사업에서 거둔 선수금과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현금을 최대한 확보해 놓고 있다”며 “내년에는 준공아파트의 분양잔금까지 더해져 현금보유액이 최고수준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C사 관계자 역시 “들어온 돈은 많은데 나갈 돈(투자처)이 마땅치 않아 고민하고 있다”며 “건설사들이 유동성 위기를 겪을 때 금융기관들이 외면한 것을 본 만큼 또 다른 위기를 대비해 보수적인 재정운영을 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div align=right> - 건설경제신문(09.11.18) -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