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78% → 올해 92.9%… 국내 업체간 저가 출혈경쟁 불러 
 
　해외건설 시장에서 중동과 아시아 지역에 대한 편중이 갈수록 심화돼 그동안의 ‘시장 다변화’ 목소리가 구호에 불과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해외건설협회 등에 따르면 우리 건설업체들은 올 들어 해외시장에서 367건, 231억1402만 달러의 건설공사를 신규 수주하며 글로벌 경기침체의 그늘에서 벗어나 활력을 되찾고 있다.　지난 1965년 현대건설이 태국 고속도로 공사를 따내며 해외시장에 첫 진출한 이래 44년 만에 누적 수주고는 3232억 달러, 건수로는 7000건을 돌파(7001건)했다.　그러나 중동과 아시아지역에 수주 실적이 몰리는 편중 현상은 오히려 심각한 수준으로 ‘악화’된 모습이다.　올해 계약한 231억 달러 중 중동에서 거둔 수주액은 약 150억 달러로 전체의 65%를 차지했고, 아시아에서의 수주액은 약 64억 달러로 27.9%를 차지하고 있다. 아프리카(4.1%)와 유럽(1.7%), 중남미(0.9%), 북미·태평양(0.4%) 등 나머지 지역의 수주고를 모두 합쳐도 7.1% 밖에 안 된다. 　해외건설이 제2 활황으로 접어들기 시작한 지난 2004년 중동·아시아 지역의 수주 비중은 78.0% 수준이었는데 2006년엔 82.5%, 2008년에는 87.9%, 그리고 올 들어 92.9%까지 높아진 셈이다.

　해외수주가 특정 지역에 쏠리면 해당 지역의 경기 변동이나 유가 등 원자재가격 등락에 따라 해외건설업 전체의 분위기가 출렁거리기 십상이다.　최근 골칫거리로 떠오른 출혈경쟁도 시장 편중에 기인한다는 지적이다.　우리 건설업체들이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 베트남 등에 집중적으로 영업력을 기울이다 보니 과열 수주경쟁으로 저가낙찰 등 부작용이 발생하면서 시장 자체가 ‘레드오션’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일부 건설사들은 아프리카 중·서부 국가나 중남미 멕시코와 브라질, 그리고 동유럽과 CIS 등에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지만 아직은 갈 길이 먼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시장 다변화야말로 해외건설 산업의 외연과 실속을 확대하는 지상 과제로, 업계는 물론 정부의 시장개척 지원활동과 금융 지원도 주력시장 외 블루오션 지역에 집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div align=right> - 건설경제신문(09.09.28) -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