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이 남북 경협사업 ‘보따리’를 풀어놓으면서 건설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북한이 최근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조문을 위한 사절단을 서울에 보내는 등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내고 있는 것도 남북관계 회복과 경제협력 재개에 대한 희망을 키우고 있다.건설업계는 특히 현대그룹과 북한 측이 합의한 5대 사업 가운데 개성공단 활성화를 주목하고 있다.　개성시와 공단을 잇는 도로와 근로자 숙소 등 개성공단 1단계 잔여 공사는 물론 지난 2007년 합의 이후 남북관계 경색으로 사실상 중단된 2단계 사업도 조만간 재개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번 합의가 어디까지나 민간 차원에서 이뤄진 만큼 건설업계는 일단 당국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개성공단의 시행사 역할을 하고 있는 한국토지공사는 250만 평 규모의 2단계 사업이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남북이 사업 재개에 합의하면 본격적인 2단계 공사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1단계 사업 중 이미 합의가 마무리된 출퇴근 도로와 근로자 숙소 건설에도 나설 예정이다.　토지공사 관계자는 “현재 당국간 합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합의가 이뤄지는 대로 개성공단 사업을 본격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북사업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현대아산 역시 기대감이 높다.

　현대아산은 그동안 대북사업 중단으로 경영난에 봉착하면서 국내 공공공사 수주 등에 나섰지만 성적이 신통치 않았다. 그러나 이번 합의로 대북 신규 공사 수주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5대 사업 중 대부분을 당국간 협의 없이 독자적으로 추진할 수 없는 만큼 서둘러 합의가 이뤄지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현대아산은 강조했다. 여건이 마련되면 현대아산은 개성공단 1단계 잔여사업 및 2단계 사업을 구체화한다는 방침이다. 중장기적으로 북한 내 SOC(사회기반시설) 건설사업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현재 개성공단에서 종합지원센터와 민간공사 등을 추진 중인 남광토건 역시 기대감을 내비쳤다. 개성공단 2단계 사업 등이 본격화하면 북측에서 진행되는 공공공사와 민간공사의 수주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남광토건은 이들 공사의 수주를 피부로 느끼기 위해서는 다소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당국간 합의 없이는 건설업계의 기대감도 물거품이 될 수 있다”며 “합의를 원만하게 진행해 하루빨리 북측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div align=right> - 건설경제신문(09.08.24) -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