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고속철, 총사업비 협의 거치면서 최대 30% 줄어 
포항 영일만항 공사도 20% 깎인 후 입찰공고 앞둬 
 
　4대강사업으로 철도 등 다른 분야 SOC 건설사업 예산이 축소될 것이란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건설경제신문이 호남고속철도 노반신설공사 9개 공구의 공사비(설계금액)를 분석한 결과 당초 철도공단이 실시설계에서 책정한 금액보다 최대 30%까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건설공사는 발주기관이 설계한 금액에 대해 조달청에서 설계적정성 검토를 받아야 하고 이후 국토해양부나 기획재정부와 총사업비 협의를 거쳐 공사비가 조정된다. 　호남고속철도 건설사업은 올 4월에 철도공단이 5조7465억원 규모의 17개 공구에 대한 검토를 조달청에 의뢰했고 조달청은 이를 5조3628억원으로 약 6.8% 하향 조정했다.　문제는 철도공단이 지난달 30일과 31일 9개 공구를 입찰공고하면서 조달청의 검토결과보다 최대 26%까지 낮은 공사비(설계금액)를 제시했다는 것이다.　1-4공구의 경우 조달청의 검토결과 공사비가 2148억원으로 조정됐으나 이보다 568억원(26.4%) 감소한 1580억원으로 입찰공고됐다. 2-3공구는 16.9%(774억원), 4-2공구 역시 15.7%(467억원) 줄었다.　조달청의 설계적정성 검토 이전 금액과 비교하면 최고 1-4공구와 4-4공구는 당초 설계금액 대비 무려 30%나 공사비가 줄었다.

　이 같은 현상은 비단 철도에 국한된 것만은 아니다.

　당초 2500억원 규모로 설계된 포항영일만항 건설공사는 조달청 설계적정성 검토에서 2330억원으로, 다시 중앙정부와의 총사업비 협의과정에서 2100억원으로 공사비가 줄었다. 이 공사는 포항지방해항청의 발주검토를 거치면서 다시 1965억원으로 조정돼 입찰 공고를 앞두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 관계자는 “조달청의 설계적정성 검토 과정에서 조정된 공사비로 공사가 발주되는 것이 일반적인데 호남고속철도는 특이한 사례”라며 “철도공단과 정부가 총사업비 협의과정에서 공법 등을 변경해 공사비를 줄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4대강사업으로 철도나 도로 예산이 삭감될 것으로 전해지고 있고 국토부가 최근 고속철도 공사비 절감방안 마련에 착수했다”며 “4대강으로인 다른 한 SOC예산 삭감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이전에 조달청에서 이뤄지던 공사비 조정에 이어 중앙정부 차원의 삭감이 한 번 더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와 국토해양부는 호남고속철도는 사업의 시급성 때문에 먼저 발주했지만 총사업비는 아직 검토 중이라며 대폭적인 사업비 절감은 없다고 해명했다. 다만 국토해양부가 전체 사업비 가운데 270억원가량을 줄인 것은 인정했다.　발주기관인 철도공단 관계자는 “문화재 발굴이나 생태계보존 협력금, 지장물 철거공사, 건설폐기물 처리비용 등 따로 발주되는 비용들이 공사비에서 빠진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해명했다.
　반면 공단의 다른 인사는 “호남고속철 공사비가 부풀려졌다는 보도가 나가면서 곤욕을 치렀다”며 “조달청 검토 이후에 국토해양부와 기획재정부 등을 거치면서 공사비가 다시 삭감됐다”고 말했다. 

<div align=right> - 건설경제신문(09.08.12) -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