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00억대 플랜트서 저가투찰… 설계평가 뒤집히는 사례 빈번 
고품질 설계 · 시공 취지 퇴색… 제살깎기식 경쟁은 자제해야 
 
　플랜트 턴키공사에서 가격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최근 들어 업계 간 수주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설계심의에서 1위를 차지하고도 가격에 밀려 수주하지 못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토목에 이어 플랜트 턴키공사까지 덤핑경쟁이 확산됨에 따라 고품질의 설계와 시공을 통한 국제경쟁력 확보라는 턴키제도의 취지가 퇴색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또한 이 같은 제살깎기식 경쟁이 심화되면 건설업체의 수익성 악화가 불 보듯 뻔해 무리한 저가투찰을 자제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17일 조달청이 가격개찰을 실시한 서남 물재생센터 고도처리 및 시설현대화사업(예산액 : 3784억8600만원)에서 대림산업이 종합평점에서 86.16점을 얻어 설계심의에서 1위를 차지한 대우건설을 누르고 실시설계적격자로 선정됐다.
　설계심의에서는 대우건설이 대림산업을 앞섰으나 대림산업이 가격에서 우위를 보이면서 전세가 역전됐다.　특히 이 공사에는 참여업체 4개사 중 삼성엔지니어링이 가장 낮은 추정금액 대비 59.63%를 투찰한 데 이어 대림산업 64.90%, 대우건설 70.02%, 포스코건설 73.62% 등으로 4개사 모두 저가투찰이 이뤄졌다.
공사 특성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개 턴키공사의 낙찰률이 90%대인 점을 감안하면 30% 가까이 낙찰률이 차이가 나는 셈이다.　이 같은 가격경쟁으로 2위는 85.44점의 삼성엔지니링이 차지했으며 설계에서 수위였던 대우건설은 84.24점으로 3위, 포스코건설이 80.97점으로 4위를 기록했다.

　플랜트 턴키공사에서 가격경쟁으로 설계평가결과가 뒤바뀐 것은 이번뿐이 아니다.

　지난 5월 실시설계적격자가 선정된 송도국제도시 3공구 생활폐기물 자동집하시설의 경우 설계에서 2위를 차지한 금호건설이 53.89%를 투찰하는 등 가격에서 우위를 앞세워 공사를 수주했으며 주택공사의 첫마을지구 생활폐기물자동집하시설에서도 설계에서 3위를 차지한 이수건설이 64.5%를 투찰해, 공사를 따낸 바 있다.
또한 설계 1위업체가 뒤바뀌진 않았지만 난지물재생센터 고도처리시설 설치사업의 경우 태영건설이 추정금액 대비 54.8%에 공사를 수주했으며 탄천물재생센터 고도처리설치사업에서도 코오롱건설이 추정금액 대비 72%에 공사를 맡는 등 플랜트 턴키공사에서 저가투찰이 확산돼 부실시공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토목공사에 이어 플랜트 턴키공사에서도 이처럼 가격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이 같은 현상이 다른 공종으로도 확산될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토목공사의 경우 작년 말 삼환기업이 대안입찰방식의 88고속도로 담양~성산 간 확장 4공구를 예정가격 대비 53%에 수주한 데 이어 지난 3월 턴키방식인 같은 노선 10공구를 한양이 추정금액 대비 51.97%에 수주한 적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 플랜트 턴키공사까지의 덤핑경쟁이 확산되고 있다”며 “앞으로는 다른 공종의 턴키대안공사도 저가경쟁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처럼 저가수주경쟁이 확산될 경우 업계 전반에도 도움이 될 게 없다”며 “무분별한 저가경쟁은 자제할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div align=right> - 건설경제신문(09.08.18) -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