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사 중심 건물 CO₂ 저감 프로그램 개발 활기 
 
　#1. A 건설사 소속 기술연구소 라이프사이클 이산화탄소(LCCO₂) 연구팀. 앞으로 지을 건축물의 △개요(규모, 구조, 대지면적, 건축면적 등) △생애주기(준공일, 건물수명 등) △자재정보(철근, 시멘트, 도료 등)의 정보를 컴퓨터 프로그램에 입력한다. 정보를 바탕으로 건축물의 총 CO₂발생량을 측정한다. 산출량을 근거로 어떻게 하면 CO₂발생량을 줄일 수 있을지 다시 연구에 돌입한다.
#1. B 건설사 친환경에너지연구소. ‘에너지 제로(Energy Zero), 이산화탄소 제로(CO₂Zero)’인 건축물을 통해 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LCCO₂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건축물의 시공부터 사용·유지, 철거·해체에 이르기까지 총 CO₂발생량을 측정했다. 자재정보는 친환경자재 사내인증제도를 운영하며 축적된 데이터베이스(DB)를 활용했다.
친환경 녹색성장이 화두로 등장하면서 건설업계에 CO₂다이어트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전체 에너지 소비 가운데 36%가량을 차지하는 건물 부문에서의 에너지 사용을 줄여 CO₂사용량을 감축하기 위해서다. 건설업체들은 대부분 건축물에서 발생하는 CO₂를 생애기간 동안 최대한 줄이는 것을 목표로 CO₂저감기술의 연구·개발사업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이 중 대표적인 것이 LCCO₂프로그램이다. 

　LCCO₂프로그램 도입 본격화

LCCO₂프로그램의 적용은 결코 만만치 않다. 기본개요, 생애주기, 자재정보를 입력해 CO₂발생량을 측정하면 되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자재정보란 건축자재 무게(㎏)당 발생하는 CO₂발생량을 의미하며, 단위는 ㎏-CO₂다. 하지만 수백만 개에 달하는 자재정보를 일일이 산출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A 건설사 기술연구소 LCCO₂ 연구팀 관계자는 “건설업계가 LCCO₂에 대해 고민한 지도 1~2년 남짓이다. 그만큼 자재정보가 부족할 수밖에 없다. 프랑스, 영국, 핀란드 등 유럽 지역과 캐나다, 미국 등 북미 지역에 LCCO₂프로그램이 있지만 국내 건축물의 구조, 자재의 성분 등이 각각 달라 구체적인 적용이 힘들다”고 말했다. 
 
건물 사용·유지때 CO₂배출 많아 

그렇다면 건축물 생애주기에서 가장 CO₂발생량이 많은 단계는 언제일까. 시공, 철거·해체단계가 아닌 사용·유지단계다. 생애주기를 100년이라고 봤을 때 △시공은 10~13년 △사용·유지는 80년 △철거·해체는 7~10년 정도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사용·유지단계는 곧 에너지 소비량이 가장 많은 시기이기도 하다. 건설업계의 연구도 자재를 사용·유지하는 기간 동안 CO₂를 얼마나 줄이느냐로 모아지고 있다. 
건축물에서 LCCO₂연구를 꾸준히 해온 안동대 건축공학과 이강희 교수는 “LCCO₂프로그램의 자재정보를 입력했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자재는 어차피 소모품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에너지 효율성이 떨어지고 CO₂발생량도 증가하기 마련이다. 이를 최대한 감쇄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에너지 저소비형 건설 지원책 필요

　LCCO₂개념이 국내 소개된 지 얼마되지 않다 보니 아직은 소수 대형 건설사들 중심으로 연구·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상태다. 미래형 건축물에 대한 로드맵을 발표한 건설사 가운데서도 LCCO₂프로그램은 친환경재료 부문의 하나에 그치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주택건설 현장에서 LCCO₂프로그램의 대중화는 아직 요원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중견업체인 C사 관계자는 “LCCO₂프로그램 개발, 자재정보 DB 입력까지 막막한 편이어서 다른 친환경재료 연구·개발에 비해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있는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한건축학회를 비롯한 관련 학계의 도움을 얻으려 했지만 국내서는 관련 전문가가 거의 없다”며 “CO₂발생량을 줄이는 것이 전 산업계의 화두인 만큼 LCCO₂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졌으면 하는 것이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건설업계는 생활공간의 에너지 소비를 줄여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CO₂배출을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에너지 저소비형 건물 건설에 대한 연구·개발이 활성화돼야 한다며 이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div align=right> - 건설경제신문(09.08.04) -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