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가구중 3가구 지정기간 넘겨… 잔금회수 비상 
 돈줄 마른 건설사 마감공사 대금 마련 ‘속앓이’ 
 
　“미분양도 문제지만 계약률이 높았던 아파트들도 입주예정자들이 기존 주택을 팔지 못해 입주가 늦어지면서 잔금회수가 지연되고 있습니다”.
“입주 아파트가 몰리면서 마감자재업체에게 줘야 할 수백억원의 공사대금을 마련하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지방에 아파트를 많이 지은 건설사들이 처한 상황이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방 소재 아파트를 분양받은 입주자들이 제때 입주하지 못하면서 잔금 회수가 적기에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방의 신규 아파트 계약자들은 대부분 실수요자로, 기존 집을 처분해 목돈을 마련하고 있는데 집이 팔리지 않아 입주를 못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건설사들은 잔금회수가 되지 않아 마감공사 대금 마련에 애를 태우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건설사들이 입주 예정자들에게 입주를 서둘러 달라고 재촉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C건설 관계자는 “입주예정자들에게 서둘러 입주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지만 지방은 경기침체에 따른 이사 수요가 없어 기존의 집 처분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보통 입주 지정기간이 2개월인데 이를 넘기는 가구가 10가구당 3가구인 현장도 상당수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당초 예상했던 금액의 30% 정도가 들어오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건설사들은 자금운영에 심각한 애로를 겪고 있다. 

　건설사들은 마냥 입주를 기다릴 수 없어 다른 현장에서 들어오는 중도금이나 잔금으로 우선 급한 현장에다 쓰고 있는 실정이다.　D건설 관계자는 “부산, 경주, 광주 등 지방 아파트 마감재 공사비로 매달 돌아오는 어음이 300억~400억원 규모”라며 “은행에 손을 안 벌리고 수도권 지역에서 들어오는 중도금 등으로 공사대금을 메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내달 입주 예정 아파트 32개 단지 1만2797가구 가운데 절반이 넘는 6396가구가 지방에 포진돼 있어 이 같은 상황은 심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워크아웃 중인 한 건설사는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은 심각한 미분양에다 거래 침체로 입주마저 지연돼 자금압박이 심화되는 등 갈수록 경영환경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div align=right> - 건설경제신문(09.08.05) -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