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세계도시축전에 50억~130억 지원, 홍보관은 별도 
사업 인허가 불이익 우려 울며 겨자먹기식 참여 
 
건설사들이 지방자치단체의 무리한 협찬이나 후원 요청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건설사로서는 지방 건설사업 인허가나 공사 수주를 위해 지자체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웬만하면 수용하는 입장이지만 최근 들어 액수가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인천시에서 8월부터 개최하는 인천세계도시축전.
인천지역에서 벌이는 사업이 많은 A건설사는 최근 인천세계도시축전에 참여하면서 100억원을 기부했다. 협찬비용은 따로 40억원을 냈다. 여기에 홍보관 설치와 운영은 이 회사가 자비를 들여야 하기 때문에 추가로 30억원이 소요될 전망이다.
후원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행사장 인근 직원아파트 3개 동을 행사기간 동안 무상으로 쓰도록 지원하는 것도 약속했다.
A사는 행사기간 동안 인천지역에 지은 아파트를 홍보하고 오피스빌딩에 외국기업을 유치하는 데 효과가 크다고 판단해 요청을 수락했다고 밝혔다. A사 관계자는 “건설경기가 불황이기는 하지만 대승적 차원에서 지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B사도 인천세계도시축전 부스 설치에 30억원, 별도 협찬 10억∼20억원 등 총 50억원을 후원했다. 아파트 분양을 위한 모델하우스 하나 지으려면 보통 20억원 드는데 도시축전 내 부스를 웬만한 모델하우스를 능가하는 크기로 지으라고 지시한 것이다.
B사 관계자는 “그동안 각종 행사 후원과 협찬을 많이 했지만 이렇게 많이 요구한 경우는 처음이었다”며 “행사가 끝나면 전부 뜯어낼 부스 설치에 30억원을 투입하는 건 유례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현재 대부분의 대형건설사들이 인천세계도시축전 후원이나 협찬 요청을 받았으나 워낙 규모가 커 포기하거나 망설이고 있는 상황으로 파악됐다.
C사 관계자는 “인천지사를 통해 협찬요구가 들어왔는데 전시관 외부인테리어와 내부진열 등 2개월간 운영에 20억~30억원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며 “조직위원회에 6억∼10억원 찬조가 필요해 모두 35억원가량이 들어갈 것으로 보여 현재 참여를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D사 관계자는 “인천시로부터 5월 말께 요청이 들어왔는데 협찬비용이나 구체적인 지원내용에 대해서는 시도 언급을 안 해 일단 액수를 고민하고 있다”며 “인천지역에서 분양이 성공한 것도 있어서 무시하고 넘어갈 수 없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그는 또 “그룹 쪽에도 연락이 간 걸로 알고 있으며 지자체의 협찬요청은 대부분 해당 현장에서 지원하는 수준에서 마무리할 수 있는 규모인데 이번에는 좀 특이한 케이스”라고 전했다.
E사는 협찬을 요구받았으나 후원액이 너무 커서 거절했다. E사 관계자는 “이 같은 지자체 협찬 요청 횟수는 헤아릴 수 없으며 전국 모든 지자체가 최소 1년에 한 번 이상은 공문이나 라인을 타고 후원을 요청한다”며 “보통 지자체 행사는 현장에서 현장비용으로 처리하지만 이번에는 비용이 커서 본사로 넘어온 사례”라고 말했다.
E사의 경우 인천지역에서 벌이고 있는 사업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인천세계도시축전 공식후원금액은 등급에 따라 △파트너 50억원 이상 △다이아몬드 20억원 이상 △플래티늄 10억원 이상 △골드 3억원 이상 △실버 3억원 미만으로 분류돼 있다.
축전 조직위 관계자는 “건설사별로 기부금 100억원에 후원금 20억원을 낸 사례도 있고, 80억원, 50억원을 낸 건설사도 있다”며 “모두 공개하고 있어 별 문제될 것은 없다”고 말했다.
후원금이 너무 많은 것 아니냐는 지적에 또 다른 조직위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알아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언급할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후원에 참여하고 있는 건설사들이 대부분 인천지역 사업이 많은 건설사인 점을 감안하면 이를 순수하게 ‘알아서 하는 것’으로 해석하기는 힘들다는 게 건설업계의 지적이다.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지자체와의 관계 때문에 겉으로는 필요에 의해 참가한다고 말할 수밖에 없지만 실제 건설업체가 수십억원을 들여 행사에 참가해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겠느냐”며 “내막은 인허가나 향후 공사수주에 미치는 영향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참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인천세계도시축전은 시설공사비를 제외하고 총사업비를 1036억원으로 책정하고 있는데 국고와 시비가 지원되고 입장료 수익과 후원금 등으로 사업비를 마련하는 구조다.
기업에서 몇 십억에서 몇 백억대 후원금을 내면 수익금도 많이 남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에 대해 조직위 관계자는 “모두 사업비에 들어가는 돈이고 행사가 끝나면 모두 정산해 공개할 것”이며 “안 해도 되는 것을 투명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div align=right> - 건설경제신문(09.06.24) -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