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억 달러 주베일 정유시설 등 상반기 150억 달러 돌파 
원유값 오르며 중동 국가들 재원 확보, 입찰 재개 조짐 
 
글로벌 금융위기 등의 여파로 한동안 침체 우려를 낳았던 해외건설·플랜트 수주 시장이 빠르게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와 싱가포르에서 국내 업체들의 수주 낭보가 이어진 가운데, 원유가격 상승세와 자재가격 안정세에 힘입어 그동안 보류됐던 주요국 발주처의 대형공사 입찰이 속개되리라는 전망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중동지역 플랜트시설공사를 필두로, 작년 상반기 못지않은 해외건설 활황이 펼쳐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주베일 정유시설 수주 등 잇단 낭보

관련 업계에 따르면 쌍용건설은 지난 22일 싱가포르에서 프랑스와 중국·홍콩 업체로 구성된 3개국 컨소시엄을 제치고 5억5300만 달러(약 7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지하철 공사를 단독으로 수주했다.
이에 앞서 지난주에는 삼성엔지니어링과 대림산업, SK건설이 사우디아라비아 주베일 정유프로젝트 4개 공구에서 총 26억7000만 달러 규모를 수주했다는 소식도 나왔다.
24일 현재 해외건설협회가 공식 집계한 올해 해외수주 실적은 124억 달러 안팎. 여기에 싱가포르와 사우디 주베일 대형공사를 포함하면 상반기 실적은 단숨에 150억 달러를 돌파하게 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250억 달러)에는 못 미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및 원자재 가격 급락, 그로 인한 입찰 연기·취소 분위기를 감안하면 “우리 업체들이 매우 선전했다”는 평가가 나올 만하다.


자재가격 바닥국면…공사발주 ‘적기’

하반기 해외건설 시장은 한층 호전될 전망이다.
그동안 대형공사 입찰 연기를 부채질했던 자재가격 급락세가 주춤한 반면 원유가격은 상승세를 이어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건설협회 김종현 실장은 “철강재를 비롯한 건설 기초자재와 마감자재, 플랜트 설비자재 가격은 1년 새 평균 40% 이상 하락했지만 이제는 바닥에 다다랐다는 인식이 팽배하다”며 “입찰가격을 낮추기 위해 오랫동안 자재가격 바닥 국면을 기다려온 주요국 발주처들이 입찰을 재개할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또 “원유가격이 최근 배럴당 70달러대까지 상승하면서 중동지역 등 주요시장의 시설사업 재원 조달에 청신호가 켜졌다”며 “한편으로는 산유국들이 석유화학 플랜트를 신설·가동할 사업성도 양호해졌다”고 평가했다.
일반적으로 원유가격이 50달러 미만인 경우 석유화학 플랜트의 가동 수익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설비공사 발주를 연기하기 마련이지만 현재는 70달러대까지 유가가 오른 만큼 플랜트공사 발주의 타당성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주베일은 신호탄” 입찰준비 잇달아

관련 업계에서는 사우디 주베일 정유프로젝트의 입찰을 중동지역 플랜트공사 입찰 재개의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대림산업 해외사업본부의 홍순명 상무는 “작년 말 유동성 위기 이후 자재가격 하락세와 유가 하락이 겹치면서 산유국 주요 발주처들의 입찰 취소 및 연기 사태가 빚어졌지만 최근 분위기가 달려졌다”며 “이번에 입찰에 부쳐진 주베일 정유프로젝트를 입찰 재개의 신호탄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홍 상무는 또 “사우디 얀부 프로젝트와 카다르 알 샤윈 프로젝트, 아랍에미리트 루와이스 프로젝트 등 몇몇 초대형 플랜트공사도 입찰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결론적으로 주요 발주처들이 현 시점을 시기적절한 발주 타임으로 판단하고 있는 듯하다”고 덧붙였다.
얀부의 경우 사우디 아람코와 미국 코노코필립스가 공동 추진하는 총공사비 120억 달러 규모의 정유공장 프로젝트로 당초 작년 8월 입찰 예정이었다가 지금까지 지연됐는데 늦어도 다음달에는 입찰이 이뤄질 전망이다.
또한 알 샤윈 프로젝트도 지난해 취소된 이후 최근 발주처가 입찰준비에 들어갔다는 소문이고, 루와이스 프로젝트는 이미 입찰서를 발급했다는 소식이다.


작년 상반기 못지않은 활황 기대

중동산유국 국영 발주처와는 별개로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민간 프로젝트도 하반기를 기점으로 기지개를 켤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토목공사의 경우는 원유가격 등 대외요인의 영향 없이 꾸준히 물량이 나오고 있다. 다만 중단되다시피 한 건축 개발사업 시장은 플랜트만큼 빨리 나아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또 다른 대형건설사 해외담당 임원은 “해외건설 수주에서 플랜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60~70%에 달한다는 점, 쿠웨이트와 사우디 등 대형 발주처의 입찰재개 분위기가 조성됐다는 점, 국내 업체들의 경쟁력과 진출 의욕이 높아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 하반기부터 2011년까지는 작년 상반기 못지않은 활황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div align=right> - 건설경제신문(09.06.25) -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