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집중됐던 2007년 분양물량 공사대금 몰려 
건설사 “하반기 자금 이미 마련, 현금 문제없다” 반박 
 
상반기에 대형 건설사들이 회사채 발행과 금융권 대출, 자산매각 등 각종 수단을 동원해 겨우 쌓아둔 현금이 하반기에 바닥을 드러낼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지난 2007년 하반기에 집중적으로 분양했던 아파트 물량에 대한 공사대금 지출이 하반기에 몰리면서 대형사들이 현금 부족사태를 겪을 것이란 얘기다. 
2일 증권가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이 같은 시나리오는 건설사들이 하반기에 써야 할 돈은 많은데, 들어올 돈은 상반기에 비해 더 적을 것이란 전망을 근거로 하고 있다.
아파트는 공사 종료 직전 4개월에 투입금액이 집중된다. 공사 막바지에 투입되는 마감재 및 건축 내장재의 비중이 초기에 들어가는 철근, 레미콘 등보다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공사기간이 27개월인 경우 마지막 4개월의 진행률은 전체의 23%, 36개월의 경우 19%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2007년 하반기에 분양가 상한제를 회피하기 위해 아파트 공급이 급증했고, 시기적으로 올 3분기부터 기성이 몰린다는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2007년 하반기 분양금액은 총 77조원으로 2006년 하반기의 44조원에 비해 74% 증가했다. 업체별로는 GS건설의 아파트 공사금액 증가분이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됐다. GS건설은 2007년 하반기 분양 물량 1만1464가구로 전년 동기(3915가구)의 3배에 달했다. 평당 분양가도 1582만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5% 비쌌다. 
이 같은 분양가 상승은 상대적으로 고급 내장재 투입 가능성을 높여 전체 공사 투입금액 부담도 덩달아 커졌다. 이밖에 삼성물산, 대우건설, 현대산업개발, 현대건설, 대림산업 등도 업체별로 적게는 2조원에서 많게는 5조원가량의 분양물량이 2007년 하반기에 집중됐다. 
물론 공사금액이 급증하더라도 분양이 잘 됐으면 운전자본 부담이 적겠지만, 2007년 하반기의 미분양 증가분은 3만8482가구로 전년 동기보다 132%나 많았다. 현재 전국적으로 미분양 주택은 16만5600가구가 넘는데, 미분양이 본격적으로 쌓이게 된 출발점이 바로 2007년 하반기였다. 
이런 상황에서 건설사들은 나갈 돈은 많은 데 비해 들어올 돈이 줄어 걱정이 태산이다. 
그동안 저조했던 분양실적 탓에 매출채권 회수는 더디고, 정부의 재정 조기집행으로 상반기에 ‘캐시카우(현금창출원)’ 역할을 톡톡히 했던 선수금도 하반기로 갈수록 줄어들 전망이다. 대형사들이 상반기에 경쟁적으로 찍어낸 회사채의 60%는 하반기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를 갚는 데 써야 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미분양 주택으로 가장 골머리를 앓고 있는 GS건설과 대림산업은 상반기 내내 현금쌓기에 열을 올렸다. GS건설은 회사채로 조달한 3000억원을 포함해 현재 1조5000억원 수준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대림산업 역시 회사채(3500억원)와 대출(1500억원), 매각대금(1100억원), 미수금회수(1200억원) 등 다양한 방식으로 1조3000억원이 넘는 현금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같은 우려에 대해 해당 건설사들은 “유동성 위기는 없다”고 주장했다. GS건설 관계자는 “하반기에 투입될 현금물량에 대비해 이미 충분한 현금을 조달해 놓은 상태”라며 “현금부족 사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div align=right> - 건설경제신문(09.07.03) -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