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발생으로 건설현장 폐쇄 사례 발생

 

대구ㆍ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건설업계도 코로나19의 영향권 내로 접어들고 있다. 근로자 확진 판정으로 현장을 폐쇄한 곳이 나오는 가운데 건설사들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건설사인 A사는 이날부로 경북지역 한 현장의 작업 일체를 잠정 중단했다. 현장 직원 및 근로자가 코로나19에 노출됐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이 현장에서 일하는 일용직 근로자 B씨는 지난 21일 코로나19 확진자로 판정됐다. B씨는 신천지 교인으로 대구 집회에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A사는 발주처에 상황을 보고하면서 현장 중단을 요청했고, 발주처는 이를 허가했다. 더불어 A사는 B씨와 접촉한 현장인력 8명에 대한 격리조치도 시행했다. 8명 가운데 2명은 자가격리 중이고, 발열 증세가 나타난 3명은 감염의심자로 지역보건소의 검사를 받았다. 나머지 3명은 이렇다 할 증세가 없지만 격리됐다.

A사 관계자는 “공식적인 현장 폐쇄는 오늘(24일)부터지만, 지난 21일 확진자 출현 이후 주말에도 현장의 작업은 사실상 중단시켰다”면서 “일단 2주 정도 중단할 예정이지만 상황에 따라 좀 더 길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현장에서 확진자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외에 파악된 다른 폐쇄 현장은 없지만, 대응 수위를 높이면서도 혹시 모를 발병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감염 다발지역 방문자 검사는 물론 2주간 특별 관리를 하는 곳이 대부분이다. 현장에서는 별도 격리실을 마련해 운영 중에 있으며, 정기 방역과 이동ㆍ근무 시 마스크 착용은 필수다.

대구ㆍ경북에 다수의 현장을 보유한 C건설사의 경우 현장 간 인력 이동을 금지했다.

현장 밖 출입을 제한 중인 D건설 관계자는 “언제까지 출입을 제한할지 답답하다”면서도 “1명의 확진자라도 나오면 현장 문을 닫아야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해외현장 및 본사도 철저한 단속에 들어갔다. E건설은 중국ㆍ일본ㆍ싱가포르 등 고위험국가에 대한 출장을 전면 금지했고, F건설은 고위험국가가 아니더라도 2주간 재택근무 후 본사 출입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층간 이동을 최소화하는 건설사도 있다.

엔지니어링사도 마찬가지다. 소속 감리원이 확진 판정을 받은 G사는 지난 주말 본사 전층 방역을 실시했고, 직원식당을 폐쇄하는 대신 직원들에게 당분간 도시락을 제공하기로 했다.

국토부와 공공 발주처들은 중앙사고수습본부 및 보건당국의 관리에 적극 지원하는 한편 세부적인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어 건설업계가 안정을 되찾기에는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의 한 건축현장 소장은 “대구ㆍ경북 지역 근로자와 접촉을 최대한 피하게 하면서 마스크 착용, 열화상 카메라 설치, 아침조회 생략 등 기본적인 조치는 다 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증상이 없어도 전파가 되니 유증상자를 걸러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정회훈기자 hoony@

〈건설을 보는 눈 경제를 읽는 힘 건설경제-2020.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