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미콘“인상, 더이상 못 미뤄”

전주권 내달 2일까지 미수용시 “공급 중단도 불사” 강경 입장

 

건설 “요구 동의 어렵다”

전주지역도 매년 일정수준 조정

‘코로나’진정 후로 협상연기 요청

 

건설ㆍ레미콘사 간 단가 갈등이 본격화할 조짐이다.

건설업계는 코로나19로 인한 협상 어려움 등을 감안해 단가조정을 사태 진정 후에 하자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레미콘업계는 전염병 확산으로 인한 매출 타격까지 감안하면 더 이상 늦추기 어렵다고 맞서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레미콘사들의 단가조정 요구가 전국 각지에서 쇄도하고 있다.

권역별 인상 요구폭은 기존 가격 대비 여수권 8%(6만8600원→7만5400원), 대전권 7%(5만9900원→6만4900원), 세종권 9.5%(5만6200원→6만2100원), 부산권 6%(7만3700원→7만9000원), 전주권 5%(6만7400원→7만2400원)다.

특히 전주 레미콘사들이 강경하다. 3월2일까지 이번 제안을 수용하지 않으면 레미콘 공급 중단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강동콘크리트, 성원레미콘, 대연콘크리트, 현대콘크리트, 제일콘크리트공업, 호경, 동양 등 전주권 7개 레미콘사들은 이와 관련한 공문도 건설업계에 전달했다.

단가 인상이 불가피한 명분으로는 골재, 시멘트 등 원부자재 가격 급등과 믹서트럭 운송사업자의 격주 토요일 근무제 등으로 인한 운반비 인상을 꼽았다.

반면 건설업계는 쏟아지는 요구를 선뜻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전주권만 해도 호남권에서 상대적으로 단가가 싼 탓에 매년 일정 수준의 가격조정을 해왔는데, 레미콘사들의 강경한 입장에 동의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건설자재직협의회 관계자는 “건설업계 부담이 나날이 가중되는 상황을 고려하면 수용하기 힘든 조정폭”이라며 “다만 협상의 문은 열어두고 양측이 납득할 만한 접점을 찾도록 노력하는 게 건자회 방침”이라고 말했다.

현재 전주 일대에 진행 중인 대형 건설공사는 현대건설, 현대산업개발, 한화건설 등의 현장을 합쳐 12건가량이다. 건자회 일각에서는 전주 레미콘사들이 공급 중단을 단행하면 묵과할 수 없다는 강경론도 만만치 않다.

레미콘뿐 아니라 철강재인 형강 가격인상으로 인한 손실도 만만치 않은 탓이다. 건자회는 부산권, 여수권, 대전ㆍ세종권 등의 레미콘사들에 대해 단가협상 연기를 요청한 상태다.

이 관계자는 “당초 지난 25일로 예정된 건자회 총회가 코로나19 탓에 취소되면서 충분한 논의를 하지 못한 상태”라며 “일단 단가협상 연기를 요청한 상태이고, 전주권의 레미콘가격도 호남권 전반의 단가 수준을 고려하면 결코 낮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지역의 레미콘사들이 물량 공급을 중단한다면 우리 건자회 회원사는 물론 범건설업계 차원에서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계풍기자 kplee@

〈건설을 보는 눈 경제를 읽는 힘 건설경제-2020.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