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보장 안전장치 등 재무투자자들 무리한 요구 
최근 대형건설사 중심 사업 재개 움직임에 찬물 
 
최근 부동산 경기가 꿈틀하며 공모형 PF 등 개발사업에 대한 업계의 관심도 증폭되고 있다.
대형건설사들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멈추다시피했던 공모형 개발사업에 대한 검토를 개시하고 사업화 방안 구상에 나서는 등 투자심리가 점차 회복되는 모습이다.
그러나 재무투자자 우위의 사업 구도에 관한 업계 내부의 회의감으로 실제 사업참여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라는 평이다.
1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최근 들어 7~8개 공모형 개발사업에 대한 사업성 검토를 진행하는 한편 해외투자자와 접촉을 강화하는 등 사업참여 방안을 저울질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현재 공모가 진행 중인 부산북항 재개발 사업을 비롯해 동부산 관광단지, 부산 명지지구 중심상업지, 인천 구월동 농수산물센터 이전 등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프로젝트로 지목했다.
최원철 대우건설 건축공공개발사업팀 부장은 “공모형 PF 사업이 본격화하는 시점은 수주 후 2~3년인 만큼 지금이 사업참여 적기로 보고 있다”며 “서울과 부산 등지의 대형 사업들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메이저 건설업체 중 재무구조가 가장 안정적인 것으로 평가받는 현대건설도 공모형 개발사업에 적극 참여할 태세다.
부산북항 재개발과 동남권 물류단지, 안산 돔구장 등은 이미 참여를 기정사실화하고 있으며 서울역 북부역세권과 인천 구월동 농수산물센터 이전, 창원 39사단 이전사업 등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대림산업 역시 지금이 투자개발사업을 추진하기에 적합한 시점이라는 판단 하에 사업화 방안과 테넌트 유치 가능성에 대한 검토를 진행 중이다. 구체적으로 동남권 물류단지와 과천 복합쇼핑몰, 안산돔구장, 부산북항 등이 관심 프로젝트다.
삼성물산은 일단 기존의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 정상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으나, 삼성동 한전부지 프로젝트와 과천 복합쇼핑몰 등에도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대형 건설사의 투자 심리가 점차 회복되고 있음에도 지난해 하반기와 마찬가지로 유찰 사태가 빚어질 확률이 여전히 높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평이다.
최근 수년간 고착된 재무투자자 우위의 사업 구도로 업계 내부에서 공모형 개발사업에 대한 회의감과 반발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07년 이후 재무투자자들이 프로젝트 파이낸싱(PF)에 대한 건설사의 지급보증뿐 아니라 자신들의 지분투자(에쿼티)까지 안정적 수익을 보장하라며 2중, 3중의 안전장치를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일례로 부산의 모 프로젝트의 경우 재무투자자가 지분투자에 대해 시공사 측에 연 4%의 수익 보장을 요구해 금융협상이 수개월 째 공전 중이다. 
한 대형건설사 개발영업팀 관계자는 “그간 공모형 개발사업을 진행하며 리스크 관리에 눈을 뜬 업체들이 더 이상 무모한 땅값 경쟁을 벌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개발 이익의 대부분을 재무투자자가 가져가는 현재와 같은 사업구도로는 더 이상 사업 참여가 힘들지 않겠느냐는 게 경영진의 분위기”라고 전했다.
또 다른 대형업체 개발사업본부 관계자는 “공모형 개발사업은 조 단위의 시공 물량을 한 번에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시공사 측의 리스크가 너무 크다”며 “하반기 쏟아질 물량에서도 재무투자자가 이전과 같은 구도를 고집한다면 지난해 하반기와 마찬가지로 유찰 사태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div align=right> - 건설경제신문(09.06.12) -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