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nter>공제조합 최고 15%까지 요구… 업체 유동성 악화</center><center>서울보증으로 발돌려… “시장개방하라” 한목소리</center>

#1 A건설사는 최근 대한주택공사 아파트 건설공사의 최저가낙찰제 입찰금액 적정성심사를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아이러니하게도 A사는 심사 탈락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고 심사를 통과해 낙찰자로 결정됐을 경우를 고민하고 있다.
낙찰 후 계약 체결을 위해서는 공사이행보증을 끊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건설공제조합에 계약금액의 15%에 달하는 담보를 제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300억원 공사라면 45억원의 담보를 제공해야 하는데 45억원의 자금을 2∼3년 후 공사 준공 때까지 사용할 수 없다면 공사를 수주하지 않음이 낫다는 게 A사의 판단이다.

#2 최근 주택공사에서 최저가 아파트 건설공사를 수주한 B건설사는 일찌감치 공제조합에서의 보증서 발급을 포기하고 서울보증보험과 접촉하고 있다.
이 회사가 수주한 공사의 계약금액은 275억원으로 공제조합에서 보증서를 끊기 위해서는 역시 15%에 달하는 41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담보로 제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조건은 사실상 보증서 발급이 불가능한 것과 다름없어 서울보증보험을 접촉하고 있다는 게 이 회사의 설명이다.

건설사들이 스스로 출자해 만든 건설공제조합에서 보증서 발급을 포기하고 서울보증보험으로 발길을 옮기고 있다.
건설공제조합이 최저가낙찰제 대상의 공공아파트 건설공사에 대한 공사이행보증 발급조건을 대폭 강화해 최고 15%까지 담보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리한 담보요구는 건설사의 유동성을 악화시키고 부도로 이어질 경우 보증을 선 공제조합 역시 막대한 손해를 입는 악순환이 우려된다는 게 건설사들의 주장이다.
건설경제신문의 조사에 따르면 올 들어 현재까지 대한주택공사에서 최저가낙찰제 대상 아파트 건설공사를 수주한 13개 건설사 가운데 최소 5개사가 서울보증보험에서 보증서를 발급받았거나 발급받을 예정이다.
게다가 자사의 경영상태가 악화됐다는 것으로 비칠 수도 있어 담보를 요구받은 사실을 숨기는 건설사들도 있어 실상은 더욱 심각할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지난달 주공에서 1400억원 규모의 아파트 건설공사를 수주한 C사의 경우 계약금액의 10%에 달하는 140억원의 담보를 요구받기도 했다. 공사 1건에 140억원에 달하는 돈을 2∼3년간 묶어놔야 한다면 사실상 계약을 하지 말라는 것과 다름없다는 게 건설사들의 주장이다. 
조합에서 보증서를 발급받는 건설사들 가운데 일부는 연대보증을 세우는 조건으로 계약금액의 3∼4%를 담보로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A사 관계자는 “유동성 위기로 비칠 가능성이 있어 다들 쉬쉬하는 분위기”라며 “경영상태가 타 업체에 비해 우수한 회사라도 조합의 평가방식에서는 무담보로 보증서를 끊기가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B사 관계자는 “공제조합에서는 보증 수수료가 7000만원, 서울보증에서는 1억2000만원으로 5000만원 더 비싸다”며 “그러나 41억원의 담보를 내느니 수수료로 5000만원을 더 내는 게 낫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공제조합의 보증조건에 의문을 제기하고 강력하게 반발하는 한편 나아가 보증시장 개방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D사 관계자는 “건설보증시장이 2개사가 과점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무리한 보증조건을 내걸어도 뚜렷한 대책이 없다”며 “이럴 바에야 보증시장을 개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경영상태가 양호한 건설사에게도 주공 최저가공사를 수주했다는 이유만으로 무리한 보증조건을 내거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과거 부도가 난 건설사들의 주공아파트 건설공사로 인해 손해를 본 조합이 이를 다른 건설사들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div align=right> - 건설경제신문(09.04.29) -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