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매각으로 재무안정” 워크아웃社 “미래 먹거리인데” 
 
                              금융권 원금상환 잇단 요구… 업체 “일방적 희생” 
 
　워크아웃 건설사의 실사 마감이 임박한 가운데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사업장 처리 문제가 주요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재무구조 안정을 최우선으로 하는 채권단이 사업장 매각을 유도하고 있는 반면 워크아웃 기업들은 미래 성장사업을 접을 수 없다며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특히 금융기관은 만기가 도래하지도 않은 PF에 대해 계약 해지와 원금상환을 요구, 기한이익 상실을 통보하거나 금리를 인상하는 등 워크아웃대상 기업에 일방적인 불이익을 요구해 기업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워크아웃 대상기업에 대한 회계법인의 실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PF 사업장 처분 문제를 놓고 양측간 신경전이 치열하다. 경남기업의 경우 공모형 PF와 민간투자사업만 25개의 PF 사업장이 있으며 아파트까지 포함할 경우 사업장이 50∼60개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우림건설은 30개, 풍림산업은 24개의 PF 사업장을 보유 중이다.
 
  대부분 PF사업권 매각 요구는 ‘무리’　
업계에 따르면 금융기관들은 3개월의 채무 유예기간에도 불구하고 최근 들어 거의 대부분 PF 사업장에 대해 기한이익 상실을 통보하고 계약 해지와 대금 반환을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일부 금융기관은 기한이익 상실 통보를 하지 않는 대가로 PF 금리 인상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브리지론을 통한 토지계약 단계의 PF 사업장에는 적극적으로 사업권 매각을 요구 중이다. 한 워크아웃 기업 관계자는 “리스크 관리를 해야 하는 금융권의 입장도 이해하지만 이를 빌미로 기업에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워크아웃 회사 관계자는 “민간사업은 그렇다 치고 임대형 민자사업(BTL)으로 추진 중인 초등학교 신축사업마저 금융권이 계약 해지를 요구하며 PF를 기피해 당초 예정된 준공일정을 장담하지 못하게 됐다”고 말했다.

　업계 “우량 사업 살려야 조기 정상화’
업계는 금융권의 요구에 대해 미래 기업 정상화를 위해 당장 사업장 처분이 능사가 아니라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사업성이 높은 수도권 사업장의 경우 반드시 사업을 이어 나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풍림산업의 경우 인천 청라지구와 인천 용현·학익지구, 고양 3·4차, 대전 금강엑슬루 등이 핵심 PF 사업으로 꼽히고 있으며 이미 서울 독산동 등 일부 사업장을 정리한 우림건설은 용인 동진원 프로젝트와 카자흐 애플타운, 김포한강신도시 등을 반드시 살린다는 방침이다.

경남기업은 공공 성격을 지난 남양주 별내 중심상업지와 원주기업도시 등을 최우선으로 이어가야 할 프로젝트로 꼽는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사업성이 떨어지는 지방 사업장의 경우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와 맞물려 매각을 추진해도 인수 기업이 나타날 확률이 낮아 건설사와 채권단 모두 해법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달 중 회계법인의 실사가 끝나면 다음달부터 PF 사업장 처리 문제를 놓고 채권단과 건설사 간 치열한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건설경제신문(09.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