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정부, SOC 사업 확대에 전국에서 건설공약 열풍

국토부 출신들은 ‘교통 공약’으로 가세

4ㆍ15 총선이 64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각 당 예비후보들이 SOC 공약을 전면에 내세워 표심 몰이에 나서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작년 지역별 민자사업과 도시재생사업에 힘을 실어준 여파로 풀이된다. 서부 경남지역에서는 KTX 노선 유치, 수도권에서는 GTX 등 노선 연장 등 건설 공약이 무더기로 쏟아지고 있다.

이런 기조가 21대 국회의 SOC 예산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0일 더불어민주당은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경기ㆍ인천, 호남 지역 예비후보자 100명을 대상으로 면접을 진행했다. 민주당은 475명의 지역구 후보자에 대한 면접심사를 13일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자유한국당도 지난 5일부터 현역 의원을 대상으로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를 정리해 10일 당 공관위에 전달하며 후보 선정 절차에 돌입했다.

공천 심사가 본격화되며 예비후보자들은 건설 공약을 앞다퉈 쏟아내고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 떠오른 예타면제ㆍGTX 등 SOC 사업을 지역과 연계해 표심 몰이에 나선 것이다.

경남 진주을 김영섭 한국당 예비후보는 이날 경남서부청사 앞에서 ‘KTX노선사수 서부경남 민관합동투쟁본부’ 결성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

창원시가 지난해 12월 말 국토교통부에 남부내륙철도의 노선변경안을 제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서부경남 자치단체에 출마하려는 예비후보자들의 공약은 노선 유치에 집중된 모양새다. 남부내륙철도 예타 면제를 통해 지역 표심 공략에 나선 여당에서는 곤란한 기색이 역력하다.

수도권의 이슈는 단연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다. 경인지역에 출마한 후보들은 앞다퉈 GTX 노선 연장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예로 의왕·과천 총선 예비후보들은 모두 GTX 노선 유치를 공약 전면에 내세웠다. 오동현 민주당 예비후보는 ‘GTX-C노선 의왕역 유치’와 ‘위례∼과천선의 의왕시청역(인덕원∼동탄선) 연장’을 공약했다. 권오규 자유한국당 예비후보는 위례∼과천선을 의왕까지 연장해 5개 역 신설을, 같은 당의 신계용 후보는 GTX-C노선의 의왕역 정차 및 과천 복합도로 건설 추진을 공약 전면에 내걸었다.

검토 단계인 GTX-D 노선도 후보들 공약에서 달아오르고 있다.

김준현 민주당 김포을 예비후보는 GTX-D(김포-하남) 노선 유치와 서울 5호선 연장을 내걸었고, 같은 당 노승명 예비후보와 정성표 예비후보도 GTX-D 노선을 추진하겠다고 공약했다.

이런 가운데 국토부 관료 출신 후보들도 ‘교통 공약’ 경쟁에 뛰어들었다.

국토부 2차관 출신으로 충북 충주에 출마한 김경욱 민주당 예비후보 역시 충주호 동서 횡단 관광도로와 충주∼서울 고속도로 건설 추진, 내륙형 수상 관광 특화지역 조성을 관광·교통 공약으로 제시했다. 교통 정책을 총괄하는 국토부 2차관의 경험을 충분히 활용한 공약이란 평가다.

과거 김희국 의원(19대)과 맹성규 의원(20대)도 교통 공약을 전면에 내세워 국회에 입성했다. 둘 다 국토부 2차관 출신이다.

국토부 출신으로 민선 5∼6기 의왕시장으로 재임했던 김성제 예비후보(무소속)는 ‘의왕·과천 광역철도망 구축공약’을 발표했다. 공약에 포함된 노선 연장안만 ‘4호선 연장안’까지 포함해 무려 5개다.

국회 관계자들은 올해 유독 건설공약 경쟁이 치열하다고 전했다.

여당 관계자는 “보통 경기ㆍ인천 등 신도시를 중심으로 교통 공약이 많이 나왔는데 올해에는 예타면제 사업이 본격화되며 전국적으로 철도ㆍ신공항ㆍ도시재생ㆍ클러스터 등 건설 공약이 쏟아지고 있다”라며 “최근 문재인 정부에서 SOC 사업에 힘을 실어주기 시작한 것이 4ㆍ15 총선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이런 모습이 21대 국회에서 SOC 예산 확대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지배적이다.

국회 국토위 관계자는 “기초지자체 의원들의 광역교통 공약에 부정적인 여론도 지배적이지만, 최근에는 지역 개발사업 공약의 수행 여부가 재선에 직접적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의원들 다수가 공약 관련 예산 확보에 심혈을 기울인다”라며 “이 경우 정부 기조와 맞물려 SOC 예산의 증액 기조에 힘이 실린다”라고 설명했다.

 

최지희기자 jh606@

〈건설을 보는 눈 경제를 읽는 힘 건설경제-2020.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