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산재 사고 사망자 130명 감축 목표…CEO 안전문화 확산 주력

적정임금제ㆍ기능인등급제 등 건설일자리 질 개선도 추진

 

고용노동부가 올해 건설현장에서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는 근로자 수를 300명대 초반까지 낮춘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올해 산재 사고 사망자 수를 지난해보다 130명 줄일 예정인데, 전체 산재 사고 사망자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건설에서만 20%가량을 줄여야 달성할 수 있는 목표다.

고용부는 11일 청와대 영빈관에 진행된 ‘국민과 함께하는 일자리 업무보고’를 통해 올해 산재 사고 사망자 수를 725명으로 제시했다.

지난해 산재 사고 사망자 수 855명보다 130명 줄어든 규모다.

지난해의 경우 산재 사고 사망자 수가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800명대에 진입했는데, 올해도 고삐를 늦추지 않고 700명대로 목표를 정한 것이다.

지난해 428명이 사고로 목숨을 잃은 건설업은 올해 80명 가까이 사망자 수를 줄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전체 산재 사망자 감소 규모인 116명 중에 건설업이 절반인 57명을 차지했던 만큼 올해도 건설업에서 산재 사망자가 줄지 않으면 전체 목표 달성이 여의치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를 위해 고용부는 추락과 끼임 등 위험요인을 중심으로 한 순찰 점검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건설업 산재 사고 사망자 감소 효과를 톡톡히 낸 패트롤(순찰) 점검은 제조업으로도 확대한다. 고용부는 올해 건설과 제조업에 각각 3만개 사업장씩 패트롤 점검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올해는 원청의 안전관리 책임이 강화된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이 시행되는 만큼 안전보건 조치 위반에 따른 건설사 처벌 우려도 높아진 상황이다.

내년부터 시공능력순위 1000위 이내 건설사 대표이사는 매년 안전보건계획을 수립해 이사회에 보고해야 하는 등 대표이사의 산재예방 의무도 새로 생긴다.

이에 대해 고용부는 올해 기업 대표이사(CEO)가 안전은 투자라는 인식과 문화를 확산시키는 데도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재갑 고용부 장관은 “지난해 건설업종에서 사망 사고가 많이 감소했다”면서 “올해 개정 산안법이 시행되는 효과가 있고, 제조업에도 패트롤 불시점검을 실시하는 점 등을 감안해 올해 목표를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고용부는 건설 일자리 질 개선을 위해 적정임금제를 공공부문에 제도화하고 기능인등급제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개정 ‘건설근로자의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건설근로자법)’에는 내년 상반기에 기능인등급제를 실시하도록 하고 있다. 기능인등급제는 경력이나 자격, 교육훈련 등을 기준으로 건설근로자를 초급과 중급, 고급, 특급 4단계로 구분하는 제도다. 등급이 높을수록 임금 수준도 높여 건설근로자의 직업 전망을 강화하자는 취지다.

현재 시범사업이 진행 중인 적정임금제도 올해 본격적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적정임금제는 건설근로자에게 시중노임단가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도록 한 제도다. 지난해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올해 적정임금제를 의무화하기로 하고 건설근로자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권해석기자 haeseok@

〈건설을 보는 눈 경제를 읽는 힘 건설경제-2020.0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