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nter> - 건설에 과도한 하도급률 요구…재정부는 개선안마저 잠정 보류 - </center>
예산 10% 절감, 과열 수주경쟁이 겹쳐 공사 실행 악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신기술업체의 우월적 지위남용까지 가세해 건설업계의 신음을 깊게 하고 잇다. 
현재 조달청 발주공사는 신기술이나 특허공법을 적용하는 공사입찰 때 신기술보유자와 미리 사용협약 약정을 맺어 신기술업체의 횡포를 차단하고 있다. 
A사 사례처럼 기술보유자가 낙찰 후 과다한 하도급률을 요구하는 관행도 협약때 80~85%선의 하도급률을 명시한 후 사후 확인해 예방한다. 
행정안전부도 지방계약법 하위규정에 신기술이 활용되는 지방공사 발주 때 사전 사용협약을 맺는 조항을 권장사항으로 명시하고 있다. 
반면 기획재정부만이 이런 장치를 외면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정부 산하기관, 투자 기관은 물론 일부 지자체마저 상위 국가계약법상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사전협약 약정을 거부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는게 업계의 설명이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조달청을 포함한 정부의 제도개선 노력이 이어지면서 신기술업체의 횡포가 많이 줄었지만 지자체, 투자기관 공사에서는 아직도 만만치 않다"며 "재정부의 회계예규에 관련 규정이 담기고 행안부가 권장사항을 의무화해 주면 문제가 획기적으로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재정부도 이런 사정을 고려해 최근 회계예규 개정초안에 사용협약 약정규정 신설, 과다한 하도급공사 및 기술사용료 요구 금지, 수의계약·제한경쟁입찰 제한(전체 공사가 신기술 적용 때로 한정)조항을 담았다. 
그러나 최종 검토단계에서 유보하기로 방침을 세웠고 이에 따라 금주 고시, 시행될 개정 회계예규에는 신기술제도 개선조항은 물론 중소건설사의 숙원인 신용평가제 완화조항마저 빠질 전망이다. 
조달청보다 앞서 신기술제도 개선에 나선 행안부도 낙찰받은 건설업체의 횡포로 인한 신기술 보유업체 피해도 고려해야 하므로 현 권장조항을 유지하는 게 최선이라는 입장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신기술을 쓰느냐, 마느냐는 발주기관이 결정할 문제"라며 "건설사의 고충 못지않게 신기술업체의 어려움도 있기 대문에 섣불리 의무사항으로 규정할 문제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반면 발주기관과 신기술업체 간 사전 사용협약 약정체결에 대해 건설업체는 물론 신기술업계 역시 찬성하고 있다.
한국건설신기술협회 관계자는 "최근 그런 사례가 거의 사라졌지만 극히 일부 업체의 행위로 인한 피해는 남은 것 같고 이를 막겠다는 정부 제도개선에는 신기술업계도 공감한다"며 "다만 신기술 적용공사의 수의계약, 제한경쟁입찰을 보장해 신기술 개발유인을 살려주는 보완책을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신기술 적용공사가 일반경쟁입찰로 집행되면서 장비, 인력을 갖추지 못한 건설사가 공사를 따내면서 기술보유업체로선 기술개발 비용을 보장받고 동시에 시공품질을 유지하기 위한 고율책 성격이 강하다는 반론이다. 
이 관계자는 "요즘 신기술 개발업체는 낙찰사의 하도급이 아니라 재하도급을 맡는 사례가 대부분일 정도"라며 "신기술업계, 건설업계의 애로점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정부 대책이 빠른 시일 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A사 관계자는 회계예규에서 신기술조항이 빠질 것이라는 소식을 듣고 "정부가 탁상행정으로만 일관하면서 실제 건설사가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을 외면한 채 쓸데없는 대책만 남발하고 있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div align=right> - 건설경제신문(08.10.29) -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