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nter> - "사업 접을 판… 재정지원 등 시급" -</center>

민자사업이 금융시장 악화, 경쟁 격화, 수익률 급감, 민원 폭증의 영향으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이에 따라 가가 건설업체 내부에서는 민자사업에 대한 리스크 관리가 점차 강화되고 있다. 
예전에 10건의 사업을 발굴하면 5건가량이 사업화됐다면 이제는 1건도 사업화가 어려울 정도가 됐다. 
건설업계와 금융권에서는 적극적인 민자사업 활성화 대책을 내놓기가 어렵다면 제2경부고속도로와 같은 수익성 높은 프로젝트를 재정사업으로 하기보다 국가고시사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사업 발굴해봤자 사장
대형건설사인 A사는 최근 민자사업에 대한 리스크 검토를 대폭 강화했다.
리스크 검토 단계를 늘리지는 않았지만 대신 강도를 강화한 것.
이에 따라 종전 10건의 신규 사업을 발굴해 리스크 검토를 거쳐 절반가량이 사업화가 되던 것이 이제는 잘해야 1건 정도만 사업화가 가능해졌다.
다른 대형건설사인 B사도 만찬가지 상황.
지금까지 제안해 놓은 사업들이 최소운영수입보장(MRG)은 없어도 사업성이 나쁘지 않은 기대작들이지만 앞으로가 문제.
올 들어 리스크 검토를 강화하면서 사업화가 가능한 프로젝트가 거의 전무한 상황이 돼버렸기 때문.
A사와 다를 바 없이 10건의 사업을 내부투자심의위원회에 올리면 5건이 통과하던 것이 최근에는 1건도 건지기 어려워졌다.
중견건설사인 B사는 지난 2분기 경영진으로부터 안정적인 사업만 발굴하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민자도로·철도, 산업단지, 관광레저단지 등 다양한 사업군이 있지만 리스크가 적은 사업은 어디에도 없어 안정적인 사업을 발굴하라는 것은 당분간 쉬라는 말이나 다름없다. 
문제는 A·B·C사의 이 같은 고민은 모든 건설사들이 안고 있는 것이라는 점이다.
A사는 관계자는 "최근 들어 회사 내부에서 민자사업팀이 별도로 있을 필요가 없는것 아니냐는 분위기가 감지될 정도"라며 "아직은 기우에 불과하지만 그동안 운영 및 지분매각 등을 통해 캐시카우 역할을 했던 민자사업팀의 역할이 축소되고 있는 반증"이라고 우려했다.
B사 관계자도 "전반적인 국내외 건설경기 위축 속에서 공공공사나 주택사업의 역할이 축소되는 것처럼 민자사업도 예오는 아니다"며 "시장 위축 속에도 틈새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익성 있는 신규 사업 발굴에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민자사업은 악재 투성이
이처럼 민자사업에 대한 보수적인 시각이 득세하고 있는 것은 악재란 악재 모두가 민자시장을 강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자시장에 쌓여 있는 악재는 금융시장 악화, 경쟁 격화, 수익률 급감, 민원 폭증 등 종류도 다양하다. 
우선 금융시장 악화는 최고 악재다. 
세계 금융시장을 강타한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의 후폭풍, 신바젤Ⅱ 협약에 따른 리스크 관리 강화, 각 금융기관의 유동성 확보전, 인프라펀드의 한도 소진 등 금융권이 최악의 상황에 빠짐에 따라 민자시장뿐만 아니라 부동산개발시장까지 악영향이 미치고 있는 사오항이다. 
또한 금리까지 상승하면서 민자시장 조달금리도 치솟아 건설업계를 압박하고 있다.
현재 금융 약정이 진행 중인 민자사업의 경우 기준금리(회사채금리)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베이시스 포인트(bp)가 160~170bp로 증가했고, 신용등급이 낮은 건설업체는 200bp가지 치솟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민자사업 물량 급감에 따른 경쟁 격화로 제3자 공고 이후 원제안자의 사업수성은 이제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돼버렸고, 치열한 가격 경쟁으로 수익성은 자연스럽게 떨어지고 있다. 
아울러 MRG폐지에 따른 수익성 급락은 금융기관이 민자시장을 이탈하게 만드는 결정적인 이유가 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민자사업을 둘러싼 민원이 사업성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면서 이에 대한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 
A사 관계자는 "금융권의 민자시장 이탈, 경쟁 격화에 따른 수익성 급락, 악성 민원 빈발 등 국내 민자시장은 사상 최악"이라며 "해외 민자사업에 의존해보지만 이마저 녹록치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주무관청 의지가 중요 
민자시장의 침체가 깊어짐에 따라 건설업계와 금융권은 주무관청의 인식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물론 지금처럼 침체된 민자시장을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MRG복원과 재정지원 확대라는 조치만으로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국회의 민자사업에 대한 견제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고, MRG보장과 재정지원이 국민 혈세를 낭비한다는 여론 악화가 불가피하며, 정부가 정책 결정을 손바닥 뒤집듯 쉽게 결정한다는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설업계와 금융권은 정부를 대신해 인프라를 건설·제공하는 민자사업의 특성상 일정 부분 MRG와 재정지원을 보장해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MRG와 재정지원 보장이 어려울 경우 제2경부고속도로처럼 수익성 높은 프로젝트는 국가재정이 아닌 국가고시사업으로 시행, 민자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수도권 광역교통망 실행계획 노선을 단계적으로 민간제안사업으로 받아주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며 "주무관청이 민자시장의 악화를 수수방관하는 동안 건설사들은 금융권이 투자를 해줄지, 거부할지를 놓고 선처를 기다리는 상황에 빠져 있다"고 강조했다.

<div align=right> - 일간건설신문(08.08.05) -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