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nter> - 신용낮은 업체 발행조차 못해 - </center>

건설사들의 자금 차입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가운데, 회사채 시장도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특히 올해 상반기 발행이 급증했던 회사채는 만기 도래와 함께 건설사들에 독이 묻은 화살로 돌아올 수 있어 위기감마저 감돈다. 

◎신규 발행 '가시밭길'
이달 초 회사채를 신규 발행한 주택사업 중심의 A 중견건설사. 
2005년 발행해 이달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를 차환하기 위해 3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하지만 발행 환경은 3년 전과 '천치차이'다. 
당초 종전과 같은 3년짜리 회사채를 발행하고 싶었지만, 주관 증권사는 3년 만기 상품은 시중에 팔리지 않는다며 1년짜리를 권유했다. 
금리도 올려야 했다. 
2005년에는 7.76%로 시장에 내놨지만 이번에는 9%로 올렸다. 
만기는 3년에서 1년으로 짧아지고, 금리는 1%이상 올라간 것이다. 
그야말로 기업 입장에서는 '울며 겨자먹기식'의 회사채 발행이다. 
이런 회사채 발행 환경은 비단 이 건설사에만 해당되는 얘기가 아니다. 
요즘 건설사가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서는 금리를 1%가까이 올려야 하고, 만기도 짧게 해야 한다. 
특히 이런 현상은 주택사업을 주로 하는 중견 건설사들에 두드러지고 있다. 
올해 건설산업의 최대 리스크로 꼽히는 미분양 탓이다. 

◎발행만 해도 괜찮은 건설사?
우림건설은 다음달 10일 만기가 도래하는 200억원 회사채를 차환하기 위해 지난 7일 3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하며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만기는 3년에서 6개월로 줄어들고, 금리는 7.4%에서 8%로 상승했다. 
A건설사 재무팀 관게자는 "증권사에서 미분양 등을 리스크로 거론하며 만기는 짧게 금리는 높게 하도록 유도한다"고 말했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채권이 팔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메리츠증권 전용기 연구원은 "최근 국고채 금리가 높아진 원인도 있지만, 건설업의 경우는 신용등급이 좋은 A급 대형 건설사들도 금리가 많이 올랐다"며 "건설업의 경우 리스크가 워낙 높아져 금리를 높이고 만기를 낮추지 않으면 팔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회사채를 발행만 할 수 있어도 괜찮은 건설사라는 말도 나온다. 
신용등급이 BBB- 이하인 건설사들은 신규 회사채 발행이 어렵기 때문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신용등급이 안 좋은 건설사들은 소액공모 자금을 끌어쓰고 있다"고 말했다. 

◎만기 도래때 경영압박 '불보듯'
최근 한 달 사이 회사채를 신규로 발행한 건설사는 10곳이나 된다. 
최고 발행액은 현대산업개발 회사채로 3년 만기 1,100억원(금리 7.11%)짜리다. 
그 외에 한라건설, 쌍용건설, 고려개발, 극동건설, 동부건설 등이 회사채를 발행했다. 
이 중 그밀가 8%가 넘는 곳은 7곳으로 극동, 풍림, 우림, 동부 등이 6개월에서 2년짜리 회사채를 내놓았다. 
갈수록 짧아지는 만기와 높아지는 금리로 인해 이 회사채들의 차환이 돌아올 경우 건설사 경영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상반기 급증한 발행 물량을 감안하면 그 폭풍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올해 상반기 건설사들은 앞다퉈 회사채를 발행했다.
미분양과 원자재가 인상으로 인해 운영자금 소요가 컸던 탓이다. 
증권예탁결제원 정해근 팀장은 "건설사들의 경우는 올해 상반기 회사채 발해이 저년동기 대비 20%가량 늘었다"고 말했다.
이렇게 늘어난 회사채는 앞으로 건설사 경영에 독(毒)이 될 전망이다.
만기는 짧아지고, 금리가 늘어난 마당에 상환 때 건설사들의 자금 압박이 더욱 심화될 것이 불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11월을 주목…중견사 만기 몰려

당장 올 하반기도 문제다.
특히 11월의 경우 중견 건설사들의 회사채 만기가 집중적으로 도래해 '때이른 한파'가 몰아칠 수 있다.
증권예탁결제원 자료에 따르면 현재 11월에 만기를 기다리고 있는 회사채는 총 16건으로 대부분 시공능력 순위 50위권 이하의 중견사들이다. 
새롭게 회사채를 발행해 만기에 대비해야 하지만, 건설 경기 침체로 신규 발행이 쉽지 않다. 
이는 최근의 회사채 발행시장 동향을 봐도 알 수 있다.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오래 3월 7조3,994억원 규모로 발행됏던 회사채는 지난 6월 3조4,939억원 수준으로 반토막이 났다. 
회사채 시장이 냉각되고 있다는 것인데, 미분양으로 리스크가 커진 건설업의 경우는 냉각 속도가 더 빠를 것으로 보인다. 
산은경제연구소 금융시자팀 변현수 박사는 "건설업의 경우는 금융시장에서 여건이 좋은 게 하나도 없다"며 "하반기로 갈수록 대출도 회사채 발행도 어려워질 수 있다"고 예견했다. 
하반기에도 건설사들의 비빌 언덕은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div align=right> - 일간건설신문(08.07.14) -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