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nter> - 악재 하반기 실적부터 반영…구조조정 한판 우려 - </center>

공공공사 물량 감소, 최악의 주택시장 침체, 베트남발 해외개발사업 경고 등으로 건설업계가 총체적 난국에 빠져들고 있다. 
해외 플랜트공사만이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지만 대형건설업체의 시장이어서 전체 건설업계가 혜택을 입을 수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자재가 폭등 및 공급 부족에 유가 급등까지 가세하면서 건설현장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만 1분기 건설기업의 경영실적이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건설업계 내부에서는 전반적인 국내 건설시장의 어려움이 하반기 실적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본격적인 건설기업 구조조정의 파고가 밀려올 것이란 우려까지 증폭되고 있다. 

◎공공시장마저 기대난
공공공사 입찰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공공공사 물량이 증가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참여정부의 핵심업이던 세종도시와 혁신도시와 관련된 공사가 발주되면 물량이 늘어날 것이란 예상과는 달리 이명박 정부가 혁신도시 재조정과 정부예산 10% 절감대책을 제기하면서 공공기관의 발주지연이 발생, 좀처럼 발주물량이 늘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100억원 이상 대형공사로만 지난 2006년, 2007년, 2008년 상반기의 입찰집행 물량을 비교해보면 작년 말 국가계약법 개정에 따라 발주가 지연됐던 최저가낙찰제 대상공사와 턴키대안공사의 입찰이 이월된 올해 1·2월 최대치를 기록한 뒤 물량이 전혀 늘고 있지 않다. 
성수기인 3월 입찰물량만 보더라도 올 3월은 1조9,756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1조4,402억원에 비해 27% 증가했지만 2006년 3월 3조3,105억원의 60% 수준에 그쳐 성수기를 무색하게 한다. 
특히 주택시장 침체로 공공공사시장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낙찰률까지 하락해 수익성도 담보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주태기장은 최악상황
주택시장의 침체는 건설업계 입장에서 최악의 상황이다. 
지난 3월 말 현재 공식적인 미분양아파트 수가 13만 가구에 달하고 실질적으로 20만 가구가 넘는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작년 분양가상한제 시행 이전에 건설업체마다 밀어내기 분양에 나섰던 물량들이 형편없는 계약률 속에 착공에 들어감에 따라 건설업체마다 양호한 재무구조를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공사비로 투입돼야 할 중도금은 들어오지 않고 자체자금이나 회사채 발행을 통해 공사대금을 조달해야 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형건설업체인 A사 관계자는 "주택경기는 2~3년 전에 이미 껶였지만 그나마 계약률이 받쳐주던 현장이 속속 소멸되고 올해부터는 계약률이 낮은 아파트 현장이 속속 가동되고 있는 데다 자재가 급등으로 현장 운영이 심각한 상황에 접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 분양가상한제의 본격적인 시행을 앞두고 각 건설업체들이 밀어내기 분양에 나섰던 게 사실이며 그 후폭풍이 올해부터 기업경영의 발모글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다른 대형건설업체인 B사 관계자도 "그나마 준공 후 미분양이 없는게 그나마 다행"이라며 "현재 정부 차원에서 미분양아파트 대책이 시행되고 추가적인 대책이 논의되고 있지만 인센티브가 어느 수준에서 결정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개발 관망세 돌아서 
국내 건설업체들이 국내 건설시장의 어려움을 타개할 대안으로 선택한 것은 해외 개발사업이었다. 
해외건설수주의 가장 비중있는 공종이 플랜트공사지만 플랜트공사 실적이 없는 건설업체들은 국내 주택시장의 어려움을 상쇄할 대체시장으로 해외 개발시장을 선택했다. 
그러나 최근 베트남 경제의 위기 논란이 불거지면서 해외 개발시장에 대한 보수적인 시각이 커지면서 해외 개발시장의 리스크를 다시 봐야 한다는 논의가 거세지고 있다. 
특히 국내 건설업체들이 진출한 개발도상국이나 사회주의를 갓 벗어난 국가들은 유가 급등과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으로 경제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점에서 이 같은 경영진의 판단은 확산되고 있다. 
C건설 관계자는 "공격적으로 해외 개발사업을 추진했던 많은 건설업체들은 베트남발 경제위기 논란을 계기로 해외 개발시장에 대해 관망세로 돌아섰다"며 "그룹 차원에서 유통·석유화학·제철소 건설·운영을 추진하지 않는 한 단순 주택개발사업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시각이 득세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최근 세계경제 상황이 긍정적이지 않은 데다 일부 국가를 중심으로 경제위기 논란이 벌어지고 있지만 해외 개발시장의 위기가 심각한 수준이 아니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 각 건설업체들이 확보한 토지의 경우 인허가가 나려면 2~3년이 소요돼야 하고 그 기간 동안 세계경제가 오히려 회복될 수도 있지 않느냐는 분석인 것이다. 

◎하반기 기업경영 걱정 
건설업계가 우려하는 부분은 사업 포트폴리오상 대체관계에 있는 공공, 주택, 해외 개발시장이 동시에 위축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 시장이 죽으면 다른 시장이 살아나서 기업경영에 무리가 없었던 것이 세 가지 시장이 동시에 위축되면서 기업경영에 무리가 오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해외 건설시장에서 플랜트공사가 홀로 고공행진을 벌이면서 1분기 건설기업 경영실적을 양호한 수준으로 올려놓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대형건설업체들이 향유하고 있는 행복에 불과하다. 
실제 한국은행이 지난 16일 발표한 '1분기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매출액 신장세와 매출액대비영업이익률은 양호한 평가를 받았지만 미분양 증가와 자재가 급등으로 건설업체의 재무구조는 악화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익잉여금 감소와 장단기차입금 증가로 건설업 부채비율은 전분기(156.4%)보다 11.7%포인트 높아진 168.1%를 기록했고, 차입금 의존도는 전분기 22.9%에서 27.6%로 급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각 건설업계는 1분기 기업경영실적보다는 반기, 3분기, 4분기 실적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 
대형건설사인 D사 관계자는 "새 정부들어 미국 쇠고기 문제라는 첫 단추를 잘못끼우면서 5년 로드맵이 무너지고 있다."며 "공공은 물론 주택시장, 해외개발시장 모두 악화일로에 빠지면서 반기 경영실적뿐만 아니라 하반기 전체 경영실적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건설기업 구조조정 본격화 
국내 건설시장 환경이 심각한 수준으로 접어들면서 주택전문 건설업체를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것이란 우려도 증폭되고 있다. 
실제로 미국 주택전문업체드의 경우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를 전후로 매출은 몰론 영업이익이 급금하고 있고 부도율 또한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주택시장의 경우 집값 하락이 2006년 중반부터 본격화됐고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같은 해 하반기부터 본격화 되면서 수요자들의 채무 지급거부(Forclosure)가 늘었다. 
이는 주택가격이 하락하면서 서브프라임모기지를 받았던 소비자들이 부담해야할 금액이 커짐에 따라 대출에 대한 채무지급을 거부하는 사례가 증가한 것이다.
이 같은 지급거부 주택물량은 300만 가구로 추산되고 있음 미국에서 한 해 공급되는 주택물량이 평균 120만 가구인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규모가 아닐 수 없다. 
문제는 이 같은 채무지급 거부 사례가 늘면서 미국 내 주택전문건설업체들이 기업경영에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상위 100대 주택전문건설업체 모임임 '빌더스100'중 2위 업체인 센텍스는 매출액이 2006년 112억 달러에서 2007년 75억 달러로 급감했고, 수익은 20억 달러가 급감해 적자로 전환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 이후 빌더스100 기업 중 7~8개 업체가 부도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주택전문건설업체들의 위기론도 한계에 달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현준식 GS건설 수석연구원은 "미국 주택전문건설업체는 시장 수요가 급감하면 부도가 늘었고 이에 맞춘 대응방안으로 각 건설업체들은 공급을 줄이고 규모에 맞게 인력을 조정하거나 자산을 매각하는 방향으로 위기를 극복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는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 이후 미국 주택전문건설업체들의 사례는 국내 주택전문건설업체들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정부는 수요 급감에 맞게 수요 진작책을 마련하고 건설업체는 수요 급감에 맞춰 자구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장경제에 부합하는 결과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div align=right> - 일간건설신문(08.06.19) -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