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nter> - 규제 확 풀고 정책 각론 다듬어야 - </center>

정부는 단기 경기부양을 위한 투자확대 보다는 물가안정과 중장기 잠재성장률 확충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더욱이 지난해 발생한 세계잉여금 4조9,000억원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쓰는 방안을 고려했지만, 고유가 대책에 모두 투입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올해 예상되는 5조원의 세계잉여금 역시 고유가 대책에 활용할 예정이다.
지방경제 활성화를 위해 추가 투입을 검토하던 재원이 이미 고갈된 셈이다. 
정부는 오히려 예산10% 절감을 위해 기존 낭비요인을 최대한 억제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예산 절감을 통해 조성된 재원을 SOC(사회기반시설)에 재투자할 계획이지만, 아직까지 세부적인 내용은 제시되지 않았다. 
입지 규제, 인·허가 절차 간소화 등 규제 완화도 관련 법령 개정절차를 감안하면 하반기 이후에나 시행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2006년 이후 토목분야의 일감 부족현상은 계속될 수밖에 없는게 현실이다. 
실제 올 들어 예산절감을 위한 사업 우선순위 재조정과 정부기관, 공공기관, 지자체의 구조조정에 따른 조직개편으로 신규 공사의 발주가 눈에 띄게 감소했다. 
주택시장도 앞이 보이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공식적인 아파트 미분양 물량이 13만 가구에 이르지만, 실제로는 25만 가구를 넘을 것으로 업계는 추산한다. 
미분양 아파트가 지방에 집중된 데다 초기 분양률 역시 5~10%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건설업계는 효과적인 미분양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정부가 이르면 이번주 이에 대한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지만, 업계는 실질적인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재정부 "인위적 지원 어려워"
올해 1분기 국내 건설수주는 19조8,68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3.0%가 줄었다. 
특히 토목공사는 4조7,110억원으로 25.5%나 감소했다. 
4월 건설수주물량은 건축 6조4,750억원, 토목 1조1,162억원 등 7조6,460억원이었다. 
지난해 4월에 비해 토목분야는 34.9%나 감소했다. 
건축부문이 7.2% 상승했음에도 전체 수주규모는 전년보다 2.5%가 줄어들었다. 
1분기를 기준으로 건축허가 면적도 전년 같은 기간보다 8.3%, 착공면적은 13.1%가 줄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획재정부는 "인위적인 건설지원책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지방 미분양 아파트 속출에 댛서도 별다른 대책이 업다고 설명했다. 
한마디로 새롭게 내놓을 정책도 없고 추진할 의사도 없다는 것이다. 
상항이 이렇다 보니 지방건설사들이 그나마 바라보고 있는 곳은 지방자치단체다. 
다행히 지자체들은 지역경제의 중추 역할을 하는 지방건설업체 지원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대형공사를 지역의무 공동도급 적용대상 규모로 쪼개서 발주해 지방건설사들의 참여기회를 늘리는 것이다. 
실적공사비 적용기준을 높여 소규모 공사의 원가계산에 실적공사비를 적용하지 않는 방안도 지방건설업계가 지자체나 지방교육청에 요구하고 있는 내용이다. 
지자체가 나서면서 공기업에 대한 지방 건설경기 지원 요구도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일례로 대전에 위치한 철도시설공단은 경부고속철도 대전도심 통과구간 노반건설공사 발주를 앞두고 철도 주변 정비사업은 대전시가 발주하도록 했다. 
대전시는 이들 공사가 해당 지역업체에 돌아가도록 공구를 분할했다. 
철도공단은 또 그동안 적용하지 않았던 지역의무 공동도급도 올해부터 시행하고 있다. 
대전시와 지방건설업계의 지속적인 요구가 성과를 거둔 것이다. 
그러나 절대적인 공사물량 부족으로 겪는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국토부 "지방업체 보호카드 많지 않아"
국토해양부는 건설업계의 활동을 저해하는 규제 완화나 공공공사 물량 확대에 주력하되 물량배분 중심의 인위적인 지방중소건설사 우대책은 구사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다양한 지방건설사 보호책을 마련했지만 효과는 기대 이하였고, 추가로 활용할 만한 보호책도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시장원리와 대외개방을 중시하는 실용정부가 출범한 후 지방건설사를 우대할 수 있는 입찰·계약제도 운용 여지마저 급격히 좁아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방건설사 보호를 위해 쓸 수 있는 카드는 다 썼다고 보면 된다"며 "추가 대책은 FTA, DDA 등 대외 개방과 역행하기 때문에 마련할 수도, 마련할 여지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국토부가 준비 중인 대책은 이달 중 발표될 도급하한제 적용 공공기관 확대가 고작이다. 
다만 연말 국회 상정을 목표로 한 건설산업 기본법령 개정 때 지방중소건설사를 포함한 전체 건설사가 체감할 만한 규제개혁책을 반영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최근 지방건설경기 위축의 주된 원인도 공공 쪽보다는 민간, 특히 주택 경기로 보고 있고 이에 대한 대책도 주택 규제 완화를 통해 풀어햐 한다는 입장이다. 
국토부는 이에 따라 이르면 이번주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다만 주택경기 안정을 저해할 수 있는 DTI(총부채상환비율), LTV(담보대출인정비율) 완화에 대해서는 아직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반면 업계의 입장은 사뭇 다르다. 
참여정부 5년간 13차례의 굵직한 부동산대책은 인위적인 수요 억제에 치중, 공급시장이 마비되는 역효과를 냈다고 업계는 진단한다. 
실제 주택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현재 청약률이 제로인 사업장은 51곳, 1만1,516가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지방의 사업장이 37곳, 1만386가구에 이른다. 
이에 따라 건설업계는 지방 투기과열지구의 해제, 미분양 주택 매입정책 등의 조기 시행은 물론 LTV와 DTI완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재건축과 관련된 각종 규제도 조기에 정비해야 할 것으로 분석한다. 

◎지방개발정책 서둘러야
국가경쟁력 강화와 지방 발전을 위해 추진하는 경제자유구역(FEZ) 개발사업의 속도가 더디다. 
지난 2003년 지정한 인천 및 부산·진해, 광양만권에 최근 지정한 새만금·구난을 합쳐 총사업비가 무려 66조원에 달하지만 각종 규제로 활발한 투자가 늦어지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만 다소 빠르게 사업이 전개 중이다. 
지난 정부가 제시한 지방균형발전도 새정부 들어서 5+2광역건 개발로 전환하는 과정이다. 
그러나 경제자유구역 개발은 각종 규제가 걸림돌이며, 5+2광역권 개발계획도 아직까지 세부 계획이 확정되지 않았다. 
계획 이후 예산 편성, 관련 규제의 완화에 필요한 시간을 고려하면 이들 사업 역시 1~2년 지나야 가시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지방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총론만 있고 세부적인 액션은 미뤄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광역개발계획을 조기에 수립하고 우선 순위에 따라 적절한 예산을 편성, 사업을 추진해야 하는데 이 같은 움직임이 둔하다는 것이다. 
지방의 개발사업을 포함한 각종 계획은 정부가 제시한 틀에서 추진되는 현실을 감안하면 정부가 이른 시일 내에 방향과 세부 계획을 결정해야 한다고 건설업계는 진단한다. 
또 계획을 마련할 때 철저한재원조달 방안을 마련하고, 사업 시행에 맞춰 적기에 관련 법령의 제·개정을 통해 사업의 탄력을 높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실제 경제자유구역 개발사업의 경우 실시계획 승인이나 환경성 검토 예외 인정, 인·허가 의제에 여전히 규제가 남아있다. 
한 자유구역청 관계자는 "신성장동력을 목표로 추진하는 경제자유구역 건설사업에 실제 경제활동과 투자에 따른 자유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사업 초기에는 지역 중소건설사들의 수주기회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기반시설 조성이 더뎌 지역경제 홀성화에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경제자유구역이 두바이나 상하이, 싱가포르 등 외국 경제자유구역과 대등하게 경쟁하려면 각종 규제를 조기에 완화하고 경제활동의 자율성을 높이며 차별화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행안부는 "시·도가 건의한 기업규제 개선 과제에 대해 관련 부처와 협의해 개선안을 마련 중"이라며 "지방의 자발적인 기업 유치,고용 창출 등 지역겨에 활성화 대책을 저극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div align=right> - 일간건설신문(08.06.10) -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