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안전경영’ 뜨거운 열기

협력사와 상생적 관리체계 구축

현장점검ㆍ안전체험 교육 등 동반

제3자 불시점검 ‘안전패트롤’도

안전비용 지급ㆍ투자에도 적극적

 

건설현장의 안전관리가 크게 강화되고 있다. 안전을 강조하는 정부 정책에 보조를 맞추는 측면도 있지만, 건설사 스스로 선제적으로 안전경영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2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건설현장 안전경영을 강화하는 가운데 우선 협력사들과 함께 안전관리에 나서는 점이 눈에 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부터 건설현장 ‘상생협력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기존 경영진 안전점검을 확장한 형태로, 협력업체 임원과 함께 현장을 둘러보며 안전을 체크하는 제도다. 협력사에서 현장 안전관리와 관련해 건의하면 실시간으로 반영하는 것이 특징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협력사와 함께 하니 현장의 안전관리가 유기적으로 이뤄지는 장점이 있다”면서 “지난해에는 70여곳의 현장에서 점검을 했는데, 올해는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박동욱 대표가 한 달에 두 번 이상 현장을 찾을 정도로 안전경영에 대한 의지가 높다.

대림산업은 지난해 경기도 용인에 ‘안전체험학교’를 개관하고 150여개의 협력업체 CEO를 대상으로 안전교육을 했다. 앞으로 협력업체 직원까지로 안전교육 대상을 확대해 협력업체 근로자들이 보다 안전한 작업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GS건설과 삼성물산도 안전체험학교를 운영 중이다.

안전점검을 외부에 맡기는 사례도 있다. 객관적인 시각으로 스스로를 돌아보고 안전을 확보한다는 차원이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하반기 ‘안전패트롤’을 도입했다. 안전 전문 컨설팅 회사가 현장을 예고 없이 찾아가 안전점검을 하는 것이다. 제3자 입장에서 안전점검을 깐깐하게 시행했다는 후문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불시점검으로 인한 현장의 거부감도 일부 존재했지만, 성과분석 결과가 좋은 것으로 나타나 올해는 연중으로 상시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려개발도 지난해부터 기존 ‘안전신호등’ 점검과 평가를 외부 컨설팅 회사가 담당하고 있다. 평가등급에 따라 △그린(양호) △엘로(보통) △레드(위험) 등으로 나뉘는데, 레드 등급을 받은 현장은 엘로 등급으로 승격될 때까지 매월 외부 컨설팅 회사의 점검을 받아야 한다.

이밖에 IoT(사물인터넷) 등 4차 산업혁명기술을 탑재한 안전관리시스템도 앞다퉈 개발ㆍ적용하고 있다.

무엇보다 안전관리에 필요한 비용을 아끼지 않는다는 게 가장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각 현장에서는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산업안전보건관리비를 통해 안전관리를 하고 있는데, 비용이 초과되도 기꺼이 부담한다는 것이다.

수도권에 아파트 공사를 책임지고 있는 한 대형건설사 현장소장은 “산업안전보건관리비가 초과될 경우 다른 항목에서 전용을 해야 한다. 결국, 회사 수익과 직결되는 부분이라 예전에는 깐깐히 검토하는 편이었는데, 최근 들어서는 초과분에 대한 본사 승인이 즉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라고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다른 대형사 관계자는 “이제 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기단축이 아닌 품질과 안전”이라면서 “본사에서 강조하는 안전경영이 현장에서도 뿌리를 내리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정회훈기자 hoony@

〈건설을 보는 눈 경제를 읽는 힘 건설경제-2020.0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