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주선 ‘큰손’ 증권사, 부동산금융 영업 변화



정부, 자기자본 대비 보증 제한 등

강도 높은 부동산PF 규제 영향

기존 아파트 중심→지식산업센터

숙박시설 등 ‘공공+상업용’ 치중

일자리ㆍ경제성장 정책 연계 역점

 

 

금융당국의 고강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규제 영향으로 증권가의 부동산금융 지형에 변화가 일고 있다.

 정부가 옥죄는 공동주택 PF사업을 탈피해 지식산업센터나 숙박시설 PF와 같은 일자리 창출이나 경제 성장과 연관된 부동산사업으로 이동하고 있다. 또한 부동산금융 절대 강자로 군림해온 메리츠종금증권은 채무보증 한도에 맞춰 신용공여보다 업무수탁 등 자문업무로의 영업 변화를 꾀하고 있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초부터 증권사들의 지식산업센터 PF 주선을 꿰차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옛 아파트형 공장인 지식산업센터는 제조업, 지식산업 및 정보통신산업 등을 영위하는 자 또는 기업 지원시설이 입주할 수 있는 건축물을 뜻한다. 산업단지 PF로 오랫동안 이름을 알린 한국투자증권을 비롯해 후발주자인 IBK투자증권 등이 김포와 서울 가산디지털단지 등 수도권 지식산업센터 PF 주선 영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처럼 지식산업센터 PF가 각광받는 것은 부동산 PF 규제 강화로 증권사들의 영업 입지가 축소된 탓이다.

 채무보증의 양적 규제로 총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주거지역은 사업성이 높은 서울 핵심지역 PF가 증권사들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또한 비주거 상품인 지식산업센터 PF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2월 증권사의 부동산 PF 채무보증 한도를 자기자본 100% 이내로 제한하는 내용의 강력한 부동산 PF 규제방안을 내놓은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연초 이후 메리츠증권의 부동산금융 영업에도 변화가 감지됐다. 이달부터 공동주택 PF부터 제주도 복합리조트 개발 PF까지 PF 각 영역에서 주도적인 금융 주선이 아닌, 후선 업무에 해당하는 업무수탁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는 메리츠증권의 현재 명성을 이끈 ‘수천억원대 메가 PF 딜의 단독 주선’과는 분명 다른 양상이다.

메리츠증권은 PF 딜의 단독 주선 이후 메리츠금융그룹 소속 계열사와 공동 투자를 진행해 수익 규모와 수익성을 극대화했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PF 규제 이후에는 증권사들의 PF 자금 여력이 정해져 있는 만큼 단기간 수익성이 높은 부동산 PF 사업에 쏠릴 수 있다”면서 “다만 수익성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위험성도 크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사업용도에 따라 규제가 적용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부동산 개발시장의 자금수요에 따라 지식산업센터나 숙박시설 등 상업용 PF 증가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성엽· 김민수 기자 starleaf@

〈건설을 보는 눈 경제를 읽는 힘 건설경제-2020.0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