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nter> - 수익성 위험 수위… 대책도 막막 - </center>

주가 영향 미칠까 '쉬쉬'

건설업계가 급상승하고 있는 공사실행률로 경영위기에 몰려 있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머지 않아 건설업계발(發) 구조조정이 몰아칠 것이라는 위기감이 팽배해 있다. 
2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과거 수주한 수익성 있는 현장들이 속속 준공되고 이 자리를 최근 몇 년간 치열한 가격경쟁을 통해 수주한 공사들이 메우면서 적자보전이 건설업체들의 최대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탄탄한 중견업체인 A사는 최근 이틀간 회장 주재의 경영보고회를 열었다. 
경영보고회에는 전국 200여개 현장 가운데 90%가량이 적자를 보고 있다는 내용이 올려졌고 회장은 "적자를 줄이기 위해서는 일반관리비를 줄일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말로 보고회를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일반관리비를 줄인다는 것은 본사 직원들을 구조조정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대형업체인 B사는 지난해까지 90%대중반을 유지하던 토목공사의 실행률이 올해 100%에 육박했다.
또한 이미 100%를 넘어선 플랜트공사는 적자폭이 더욱 커지고 있다. 
건축공사는 개발사업의 영향으로 94%가량의 실행률을 보이고 있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B사 관계자는 "주택사업이 매추르이 60%를 차지하고 있는데 지난해까지만 해도 85%의 실행률을 보인 주택사업을 통해 다른 공종의 적자폭을 메우면서 수익을 냈는데 미분양이 늘면서 올해에는 주택사업의 실행률이 급속히 나빠지고 있어 적자로 돌아서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대형업체이면서 공공공사에 주력해 온 C사는 전국 현장의 평균 실행률이 지난해 90%대 초반에서 올해 90%대 중후반으로 급속히 나빠졌다.
운영수익을 보장받던 시절에 수주한 민자사업과 최저가낙찰제가 300억원 이상으로 확대되기 전에 수주한 적격심사제 공사 현장이 지난해 대부분 준공됐기 때문이다. 
이 회사 간계자는 "수익성이 좋은 현장과 나쁜 현장을 함께 운영하면서 적자를 보전해 왔는데 수익성이 좋은 현장은 줄고 대신 적자 현장이 늘면서 공사실행률이 급상승했다"면서 "공사실행률의 상승 각도가 해마다 가팔라지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정부투자기관의 아파트 건설공사를 주로 수주해 온 모 업체가 부도를 냈는데 이는 적자를 보전할 길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건설업체들에 대한 부도 위기설이 나오고 있는 것이 괜한 얘기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한 대형업체 관계자는 "최근 3년간 현장의 공사실행률을 분석해 보니 매년 2~3%씩 상승하고 있다"며 "현재 공사실행률이 90% 후반대에 있는 업체라면 연말이나 내년 초에는 100%를 넘어서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건설업체들의 속을 들여다보면 수익성에서 심각한 상태에 있다"며 "이 같은 상황을 훤히 드러내 건설업체들이 처한 어려움을 알리고 싶지만 주가 등에 미칠 영향 때문에 쉬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 상황에서는 수익성 있는 공사를 수주해 공사실행률을 낮출 방법이 없는 것이 건설업체들이 가장 답답해하는 부분이다. 
현 정부가 예산 10% 절감정책을 추진하면서 실적공사비 적용이 확대되는 데다 최저가낙찰제의 확대 등 건설업체들의 가격 경쟁을 부추기는 제도들이 속속 시행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최저가 낙찰제 공사에 투찰하는 금액은 실행률이 100%를 넘는다"면서 "사정이 이런데 정부가 더 공사비를 깎겠다고 하면 건설업체들은 어떻게 경영을 유지하라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이처럼 공사실행률 상승에 따른 건설업체들의 경영위기는 결국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A사 관계자는 "경영보고회에서 오너가 구조조정을 언급하는 순간 회의장이 무겁게 가라앉았다"면서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찾지 못하면 구조조정이 현실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B사 관계자는 "우리 회사의 오너도 회의석상에서 심심치 않게 공사를 수주해도 남지 않으면 구조조정을 할 수밖에 없지 않으냐고 말해 왔다"면서 "이 같은 위기감은 우리뿐 아니라 다른 대형업체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div align=right> - 일간건설신문(08.05.26) -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