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nter> - 수도권과 대조… "무리한 추진이 원인" - </center>

최근 복합개발사업이 건설업계의 주요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수도권뿐 아니라 지방에서도 점차 PF(프로젝트 파이낸싱)사업이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업계는 지방의 복합개발사업이 현실적 수요와 다소 동떨어져 있는 데다 리스크가 너무 크다며 사업 참여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지자체가 우선적으로 사업성을 고려해 현실에 걸맞은 규모로 추진할 것과 이를 위한 사전 단계로 복합개발 관련 업계를 대상으로 한 의견수렴 절차를 강화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 올해만 10연건 쏟아져 -

올 들어 10여건에 달하는 대형 복합개발 공모사업이 추진되고 있으나 수도권과 지방의 온도차가 현격하다. 우선 지난 2월 공모된 서울 영등포 교정시설 이전사업의 경우 무려 26개 건설사가 포함된 4개의 컨소시엄이 경합을 벌엿다. 
또 현재 진행 중인 광교신도시 파워센터 개발사업과 은평뉴타운 상업지구도 대형건설사를 주축으로 한 3개 컨소시엄이 각각 출사표를 낸 상태다. 
비교적 사업성이 없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상암DMC 랜드마크 빌딩의 경우조차 지난달 말 공모를 마감한 결과 20대 건설사 대부분이 포함된 CI(건설 투자자)주도의 컨소시엄과 국민은행 등 재무적 투자자 중심의 컨소시엄 등 2곳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러나 지방은 조 단위를 너어가는 사업비에도 불구하고 업계의 반응은 냉랭하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3월 공모를 마감한 고양 브로멕스 킨텍스 초고층빌딩 프로젝트로 이곳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사업계획을 제출한 곳이 없어 또다시 유찰됐다. 
또 공모가 진행 중인 2조원 규모의 부산문현혁신도시 금융단지 개발사업도 현재까지 뚜렷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업체를 찾아 보기 힘든 상태며 1조8,000억원 규모의 충북 차이나월드 조성사업 역시 대형사들이 너나없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 장밋빛 청사진… 현실 직시해야 - 

이처럼 업계가 지방 사업을 외면하는 것은 무엇보다 사업성이 없기 때문이며 여기에는 지자체의 무분별한 계획이 일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우선 두 차례 유찰된 고양 브로멕스 킨텍스 초고층 프로젝트의 경우 고양시는 이곳을 국제 업무시설이 들어선 지역 랜드마크로 조성한다는 계획이지만 업계의 시선은 냉랭하기만 하다. 
지구단위 계획상 이곳 부지에는 최저 85층에서 100층에 달하는 초고층 건물이 들어서게 돼있으나 주거 비율은 20%에 불과하다. 
단순히 계산해도 60층 규모의 빌딩에 업무 시설이 들어서야 하나 서울도 아닌 고양시 외곽 지역에 이만한 테넌트나 전략적 투자자를 찾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 하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특히 2010년 이후에 서울 용산과 상암DMC 등에 대규모 업무시설이 건립되면 사업 추진에 더욱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 문현혁신도시의 경우 토지가격 점수를 최소화한 데다 증권선물거래소, 남부 발전 등 8만여㎡ 규모의 시설 분양이 이미 예정됐음에도 불구하고 업계의 적극적인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부산 지역의 미분양 사태가 극심해 주택 부문의 분양을 장담하기 힘든 데다 80층대의 초고층 빌딩이 지역경제 규모를 감안할 때 리스크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충북 차이나월드는 제천시 신월동과 청원군 강외면 등 도내 후보 지역 2곳 중 1곳의 330만㎡ 부지에 중국어교육시설과 중국 문화, 유통, 위락, 숙박, 체육시설, 차이나 타운 등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로 총사업비는 1조8,000억원대로 추산된다. 
그러나 업계는 서해안 인접지가 아닌 충북 내륙이라는 입지와 사업성이 전혀없는 교육시설의 비율이 과다한 점, 현실 수요와 동떨어진 규모 등을 지적하며 아예 관심 밖의 사업으로 취급하는 실정이다. 


- 규모 줄이고 의견수렴 강화 필요 -

업계는 균형발전이 시대의 대세인 만큼 앞으로도 지방에서 대형 복합개발사업이 꾸준히 추진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지금과 같이 현실과 동떨어진 접근은 지양해야 하며 민선 지자체장의 치적을 위한 보여주기식 개발계획 수립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H건설 관계자는 "무엇보다 구매력과 테넌트 유치 가능성 등을 고려해 규모에 걸맞은 사업 추진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D건설 개발사업팀장은 "직접적인 비교는 힘들지만 무리한 관광개발사업으로 파산 지경에 몰린 일본 지자체 유바리시의 예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div align=right> - 일간건설신문(08.05.08) -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