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nter> - 최저가제 전락…'고품질 설계' 취지 무색 - </center>

서울지하철 9호선 2단계 3개 공구가 모두 최저가격 투찰사에 돌아갔다. 
설계의 우수성보다는 낮은 가격에 점수를 더 주는 낙찰자결정방식을 적용한 결과다. 
이 가운데는 추정금액 대비 60%의 낙찰률도 나오면서 턴키공사가 최저가낙찰제 대상공사보다 낙찰률이 낮아지는 결과도 발생했다. 
조달청은 14일 서울지하철 9호선 2단계 915·916·917공구에 대한 가격개찰 및 종합평가 결과 각각 경남기업, 현대산업개발, GS건설 컨소시엄을 실시설계적격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3개 공구 모두 최저가격에 투찰한 건설사가 실시설계적격자로 선정됐다. 
서울지하철건설본부는 이들 3개 공구의 낙찰자(실시설계적격자) 결정방식으로 가격점수 55점, 설계점수 45점의 가중치방식을 적용했다. 
가격에 대한 평가비중이 설계 및 기술평가보다 높았기 때문에 낮은 가격에 투찰한 건설사가 공사 수주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이었다. 
이에 따라 앞서 실시된 915공구와 917공구에 대한 설계평가에서 최고 점수를 받았던 대우건설과 대림산업의 경우 최저가격 투찰사에 가격개찰에서 역전패 당하는 결과가 발생했다. 
916공구에서만 설계점수에서 수위를 차지한 현대산업개발이 공사 수주에 성공하면서 결과가 뒤집히지 않았다. 
그러나 현대산업개발이 최저가 투찰사였기 때문에 최저가 투찰사가 공사를 수주하는 상황은 3개 공구 모두 예외가 없었다. 
특히 915공구의 경우 설계점수에서 최하위를 차지했던 경남기업이 추정금액 대비 무려 60%에 투찰하면서 가격점수 만점을 받아 결과를 뒤집었다. 
최저가낙찰제 대상공사의 낙찰률이 예정가격 대비 70%대에서 형성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턴키에서 최저가제보다 낮은 낙찰률이 발생한 것이다. 
결국 가격경쟁이 공사수주 여부를 결정하는 절대적인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고품질의 설계를 얻기 위한 턴키제도의 취지가 무색해진 셈이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턴키제도의 가장 큰 장점은 관 주도의 사업에서 민간의 기술력과 아이디어를 활용하는 것인데 이번 겨로가는 이를 무시하고 민간업체를 가격경쟁으로 내몬 것"이라며" 이런 결과라면 최저가낙찰제로 발주하지 턴키로 발주할 필요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도심지에서 수행하는 지하철 공사는 난이도가 높은 공사인데 일부 공구의 낙찰률로는 손해를 보지 않고 공사를 수행하기 힘들 것"이라고 출혈경쟁을 지적했다. 
각 공구별 실시설계적격자로 선정된 컨소시엄은 △915공구 경남기업(90%) 대원건설(10%) △916공구 현대산업개발(60%) 경남기업(30%) 일성건설(10%) △917공구 GS건설(60%) 벽산건설(20%) KCC건설(20%) 등으로 구성됐다. 
경남기업은 915공구는 물론 916공구에서도 실시설계적격자 컨소시엄에 이름을 올려 이번 수주전의 최대 승자가 됐다.

<div align=right> - 일간건설신문(08.05.15) - </div>